현대차의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장중 100조원을 돌파했다.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를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력을 증명하며 ‘피지컬 인공지능(AI)’ 선두주자로 떠오른 영향이다. 단기 급등에도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 비교해 주가가 저평가돼 있는 만큼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0.21% 하락한 47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49만6500원을 기록하며 시총은 101조6622억원까지 치솟았다. 현대차 시총이 100조원을 돌파한 것은 1974년 6월 28일 상장 이후 51년 6개월 만이다. 전날 LG에너지솔루션을 제치고 코스피시장 시총 3위에 올라선 데 이어 주도주 자리를 굳히고 있다. 현대차의 우선주(우선주·2우B·3우B)를 포함한 전체 시가총액은 115조5456억원에 달한다.
현대차 그룹주도 일제히 급등했다. 올해 들어 상승률은 현대차(61.55%) 현대글로비스(43.69%) 현대오토에버(40.51%) 기아(34.56%) 현대모비스(20.91%) 현대위아(15.46%) 등이다. 현대차그룹주를 담은 상장지수펀드(ETF) 'TIGER 현대차그룹+펀더멘털'의 올 들어 수익률은 35.19% 다. 이 기간 주요 대기업그룹주 ETF 가운데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미국 관세충격으로 시장에서 외면받던 현대차가 주도주 자리를 꿰찬 것은 '로봇 대장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재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연초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선보이며 높은 기술력과 상용화 가능성을 증명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현대차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지컬 AI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는 가운데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와 로봇을 통한 생산성 증대 효과가 현대차 주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어서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3년 후 휴머노이드 로봇을 자동차용 공장에 적극 투입 가능한 곳은 테슬라와 현대차그룹이 유일하다”면서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8.3배로 일본 도요타(12.7배)보다 낮아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고 했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기대가 커지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3일 엔비디아와 테슬라에서 자율주행 부문을 담당한 박민우 엔비디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부사장을 첨단차플랫폼본부장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합작법인 모셔널은 올해 말 라스베이거스에서 레벨4 수준의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다만 이미 급등한 현대차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주가 상승 여력이 더 크다는 의견도 나온다. UBS는 현대차 목표주가를 31만5000원에서 49만으로 상향했지만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대신 기아와 현대모비스의 목표주가를 각각 19만원, 52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크다"고 평가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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