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VMH 그룹은 19일(현지시간) 자회사 DFS의 홍콩·마카오 리테일 사업 부문을 CDFG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DFS가 운영하던 홍콩, 마카오 면세점 운영권과 DFS의 브랜드 라이선스, 디지털 자산 등이 매각 대상에 포함됐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거래액은 3억9500만달러(약 5800억원)다. DFS는 매각 대금 대부분을 CDFG가 새로 발행하는 주식을 매입하는 데 재투자하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LVMH가 CDFG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가 된다. 양사는 이날 전략적 제휴를 맺고 향후 신규 매장 출점과 마케팅 등 사업 전반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LVMH가 면세 사업권 일부를 넘기기로 한 데는 글로벌 명품 시장 ‘큰손’인 중국 상황이 바뀐 영향이 컸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인의 명품 소비 패턴이 홍콩 원정 쇼핑에서 하이난의 CDFG 내국인 면세점이나 본토 백화점으로 이동했다. 이에 따라 DFS가 진출한 홍콩, 마카오 면세 시장은 최근 크게 위축됐다. LVMH는 임대료가 비싼 해외 매장을 직접 운영하는 것보다 이미 중국 시장을 장악한 CDFG에 운영권을 넘기고 ‘피를 섞어’ 사업 제휴를 하는 게 이득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CDFG로서도 60여 년간 면세 사업을 한 DFS의 운영 노하우와 명품 조달 능력을 단번에 흡수 가능해 ‘윈윈 전략’이 될 수 있다. LVMH라는 강력한 ‘우군’을 확보해 중화권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때 교두보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번 양사 간 ‘빅딜’은 한국 면세점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면세 사업의 핵심 경쟁력은 인기 있는 명품을 더 많이, 더 싸게 들여오는지에 달렸다. LVMH가 CDFG 주요 주주가 된 만큼 루이비통, 디올, 셀린느 등 LVMH 산하 핵심 브랜드 신상품이 CDFG에 우선 배정될 가능성이 높다. 롯데, 신라, 신세계 등 국내 면세점은 그동안 ‘바잉파워’를 앞세워 명품 브랜드와 협상해 왔지만, 이제는 LVMH와 연대한 CDFG에 대응해 더 힘겨운 경쟁을 해야 한다.
가장 우려되는 시나리오는 LVMH가 CDFG에 일부 상품을 독점 공급하거나 한국 면세점 대비 낮은 원가를 적용하는 것이다. 이 경우 한국 면세점 경쟁력이 떨어져 중국인 따이궁(보따리상)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따이궁은 한국 면세점 매출의 30~4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다.
한편 이날 진행된 인천국제공항 면세사업권 입찰에 CDFG와 아볼타 등 외국계 기업은 불참했다. 롯데면세점 현대면세점 두 곳만 최종 입찰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