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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못 키운 글로벌 화장품 공룡들

입력 2026-01-20 16:54   수정 2026-01-20 17:22

에스티로더, 로레알그룹 등 글로벌 뷰티업체가 인수한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줄줄이 추락했다. 에스티로더는 10년 전 1조원대에 사들인 닥터자르트를 인수가에 한참 못 미치는 금액에 시장에 내놨다.

20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최근 에스티로더는 닥터자르트와 함께 실적이 부진한 다른 화장품 브랜드 2개를 묶어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3개 브랜드의 총매각가(추정치)는 1억~2억달러다. 닥터자르트 단일 브랜드 인수가에도 한참 못 미치는 금액이다.

닥터자르트는 한때 2조원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으나 에스티로더 인수 후 7년 만에 부진에 빠졌다. 에스티로더는 닥터자르트와 함께 패키지딜 매물로 내놓은 ‘투페이스드’ ‘스매쉬박스’ 세 브랜드로 총 13억달러(약 1조9100억원)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로레알그룹이 2018년 약 6000억원에 사들인 한국 색조 브랜드 3CE도 최근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영국 유니레버가 3조원가량에 2017년 인수한 카버코리아(AHC)도 피인수 후 7년 연속 매출이 줄었다.

모기업이 휘청할 정도로 타격을 받은 사례도 있다. 일본 시세이도는 미국 인디 브랜드 ‘드렁크엘리펀트’ 인수로 역사상 최악의 적자 쇼크에 빠졌다. 시세이도는 지난해 드렁크엘리펀트에서만 468억엔(약 4370억원)의 손실을 봤다.

대기업 특유의 복잡하고 경직된 의사결정 구조가 중소형 브랜드 경쟁력을 훼손해 기업가치를 떨어뜨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기업에 인수된 이후 트렌드에 맞춘 신제품을 신속하게 내놓지 못해 시장 경쟁에서 밀려난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최근 글로벌 뷰티 기업은 중소형 뷰티 브랜드 인수합병(M&A)을 줄이는 추세다. 캡스톤파트너스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화장품 기업의 M&A 거래 건수는 56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급감했다. 2021년 110건으로 정점을 찍은 뷰티업계 M&A 규모는 5년여 만에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 회수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최근 대기업이 중소형 뷰티업체 인수를 꺼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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