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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애경' 치약 리콜…태광 매각 앞두고 변수로

입력 2026-01-20 16:56   수정 2026-01-20 17:23

애경그룹이 항공·유통 등 주력 사업 부진과 제품 품질 이슈 등으로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지난해 모태 사업인 애경산업을 매각하면서까지 자금 수혈에 나섰지만 최근 애경산업의 간판 브랜드 ‘2080 치약’ 리콜 건이 악재로 떠올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일 브리핑을 열고 “애경산업이 국내에 들여온 2080 치약 수입 제품 6종의 870개 제조번호 중 754개(86.7%)에서 트리클로산이 최대 0.16%까지 검출됐다”며 “애경산업이 회수 절차를 준수하지 않고, 해외 제조 현장의 품질 관리가 미비했다는 점 등을 토대로 행정처분 절차 등을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리클로산은 과거 치주 질환 예방, 항균 목적 등으로 널리 쓰였지만 간 섬유화와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제기돼 2016년 국내에선 구강용품에 사용이 금지됐다. 애경산업은 2080 치약의 일부 제조를 중국 기업 도미에 맡기고 있는데, 현지에서 제조 장비를 세척한 후 남은 트리클로산이 혼입된 것이라고 식약처는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 자문회의 결과 트리클로산 함유량이 0.3% 이하여서 위해 발생 우려가 낮고, 국내 제조 제품에선 트리클로산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했다.

문제는 애경산업의 늑장 대응이다. 애경산업이 지난달 19일 2080 치약에서 트리클로산이 검출된 사실을 처음 인지했다. 현행법상 판매업체는 제품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경우 5일 안에 제품 회수계획서를 식약처에 제출해야 하지만, 애경산업은 이보다 2주 늦은 이달 5일에야 계획서를 냈다. 애경산업의 뒤늦은 대응으로 이 기간 소비자들이 금지 성분이 든 치약을 추가로 구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80 치약 리콜 사태가 애경산업 매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지난해 애경그룹은 생활용품·화장품 계열사 애경산업의 지분 63%를 태광그룹에 4700억원에 매각했다. 딜 클로징(거래 종료) 기한은 2월 19일이다. 이번 이슈로 계약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은 낮지만 2080 치약이 ‘국민 치약’으로 불릴 만큼 애경산업의 핵심 제품이라는 점, 늑장 대응으로 브랜드 신뢰도에 타격을 줬다는 점 등 때문에 태광그룹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애경산업의 핵심 사업군은 최근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그룹의 ‘캐시카우’이던 제주항공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영업손실이 14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화학 계열사 애경케미칼도 영업이익이 60.3% 급감했고, 유통 계열사인 AK플라자는 자본잠식 상태다.

이선아/성상훈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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