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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에 1700만원 번다"…40대 여성에 인기 폭발한 직업

입력 2026-01-20 17:59   수정 2026-01-21 00:35


서울 여의도에 있는 직장을 다니는 30대 여성 A씨는 최근 커플매니저 채용공고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는 “예전 직장 선배가 퇴사 이후 ‘나이가 들어도 할 수 있는 일’이라면서 커플매니저를 시작해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커플매니저 채용이 급증했다. 팬데믹 초기 급감한 커플 매칭·혼인 수요가 되살아난 데다 대면 업무 중심 업종에서 채용공고 건수가 반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0일 채용 플랫폼 잡코리아에 따르면 코로나19 시기였던 2021년 1~3분기 커플매니저 채용공고 건수는 414건. 사회적 거리두기가 약화된 2022년 같은 기간엔 1420건으로 전년보다 242% 불어났다. 2023~2024년엔 기저효과로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코로나19 유행 초기보다는 채용공고가 많았다. 지난해 1~3분기의 경우 전년보다 13% 증가한 504건의 채용공고가 올라와 회복세를 보였다.

커플매니저 채용이 늘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새로운 만남에 제약이 생기면서 이성을 만날 기회를 찾는 회원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친구나 지인을 통한 소개보다 자신과 잘 맞는 상대를 만나 연애에 따른 비용과 시간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2030세대 성향이 맞물린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40대 여성’ 커플매니저로 새출발

커플매니저는 크게 ‘상담매니저’와 ‘매칭매니저’ 두 부류로 나뉜다. 상담매니저는 회원 가입을 유도하는 역할을, 매칭매니저는 이성과의 만남을 주선하는 역할을 맡는다.

결혼정보업체는 업무 특성상 신입보다 사회 경험이 풍부한 경력자를 선호한다. 대면 업무가 많은 직군, 특히 영업직 출신이 적응하기 쉽다는 설명이다. 유사 업종인 결혼식장 상담직원, 승무원, 쇼호스트 등 평소 사람을 상대하거나 언변이 뛰어난 경력자도 경쟁력이 있다.

인생 이모작을 꿈꾸는 중장년층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출산·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에게 비교적 진입 장벽이 높지 않아서다. 업계 일각에선 연애, 결혼, 출산 등 생애 주기에 따른 경험을 모두 가진 이들이 커플 매칭에 더 적합하다고 본다. 커플매니저 대다수가 여성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국내 대형 결혼정보회사들엔 남성 커플매니저가 전무하다.

커플매니저 직업이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는 성과에 따른 보상 구조다. 대부분 회사 소속인 매칭매니저는 ‘기본급+인센티브’ 구조로 회원이 만남을 가질 때마다 보상을 받는다. 상담매니저는 회원 가입비 중 10~20%를 수수료로 얻는다.

가입비는 매칭 상품에 따라 300만~7000만원대로 천차만별이다. 예컨대 가연의 성혼률 높은 커플매니저의 경우 회원 가입비가 300만~400만원대 이상이다. 전문직을 소개받고 싶다면 700만원대로 뛴다. 전문직 포함 특정 직업, 경제력, 집안을 고려한 상대를 만나고 싶을 경우 900만원이 넘는 가입비를 부담해야 한다. ‘VIP’ 상대를 원할 땐 1500만~2600만원대를, 그 이상 서비스(4000만~6000만원대)는 별도 상담을 통해 상세 내용이 안내된다.

다만 ‘신입’ 때는 급여가 200만원대 초반에 그치는 곳이 많아 입사 후 짧은 기간 안에 발길을 돌리는 이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년이 넘어가면 대다수가 자발적으로 개인사업자를 선택해 업체와 위탁계약을 맺고 100% 인센티브 구조로 소득을 높인다. 가연 상위 커플매니저 20명의 경우 월 실수령액이 1000만원을 넘는다. 한 달에 1700만원 이상을 벌어가는 커플매니저도 있다.
이상형 ‘다양화’에 전문성 필수
회원들 요구가 다양화하면서 커플매니저가 갖춰야 할 전문성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주요 결혼정보업체들은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해 상담 직무 경력자나 심리상담 관련 자격증 소지자를 우대한다. 올해로 17년 차인 전은선 가연 커플매니저는 “예전에는 여성은 남성의 능력, 남성은 여성의 나이와 외모를 주로 봤는데 이제는 서로 모든 면에서 조건을 갖추기를 원한다”며 “‘나는 솔로의 영수 같은 사람으로 해주세요’라거나 ‘테토녀·에겐남’을 요구하기도 해서 트렌드를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커플매니저의 역할이 단순한 ‘조건 맞추기’에서 ‘삶의 결합’이란 의미로 확장한 만큼 인공지능(AI) 기반 매칭 솔루션에만 의존할 수도 없다. 이전만 해도 의사, 변호사, 교사 등 선호도가 높던 직업군은 ‘상위 등급’으로 구분됐지만 요즘에는 상대를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하려는 경향이 강해져서다. 전 매니저는 “몇 시간에 달하는 상담을 통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이야기를 듣고 어울리는 사람을 찾기 위해 고심한다”고 했다. 커플매니저 수요는 결혼정보업체의 매출로도 설명된다. 듀오정보는 최근 5년간 연 매출이 281억원에서 454억원으로 뛰었고, 가연은 최소 2년간 매출이 매년 10% 늘었다.

커플매니저로 꾸준히 활동하려면 체력과 스트레스 관리가 기본이다. 회원들이 주로 주말에 업체를 찾기 때문에 주말 근무는 당연하고, 출퇴근 시간이 일정하지 않아 업무 강도도 높다. 50대 초혼 남성이 스무 살 정도 차이 나는 어린 여성만 고집하는 등의 무리한 요구에도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한 중소 결혼정보회사 대표는 “결국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일”이라며 “업무의 완급 조절과 스트레스 관리를 얼마나 잘하는지가 ‘롱런’의 비결”이라고 조언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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