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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금융위, 금감원의 기업 수사권 요구 거부해야

입력 2026-01-20 17:39   수정 2026-01-21 00:15

금융감독원이 민생금융범죄 척결을 명분으로 전방위 수사권을 가진 자체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설치를 요구 중이다. 수사 업무의 특수성과 국민 법 감정을 고려해 금융위에만 부여한 ‘인지수사권’을 금감원에도 달라는 주장이다. 인지수사권이 부여되면 민간기업 압수수색, 디지털 포렌식, 계좌 추적 및 동결 같은 전방위 수사가 가능해진다. 금융위는 금감원 요구를 마땅히 거부해야 한다.

금감원은 금융회사 검사, 불공정거래 조사, 기업 회계 감리 등 업무 전반의 효율성이 제고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월권적이고 위험한 발상이다. 금융위·금감원 직원(특사경), 검사 등 31명으로 구성된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담당조직이 이미 남부지검에 설치돼 운영 중이다. 민간기구인 금감원은 ‘준(準) 금융검찰’ 역할에 과욕을 부리기보다 인지한 사건의 조기 사건화 등에 집중하는 게 합리적이다. 금융위·한국거래소와 함께 6개월 전 출범시킨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의 확대 개편에도 힘을 실어야 한다.

특사경은 특수 분야 범죄에 한해 행정공무원 등에게 수사권을 부여한 제도다. 경찰과 동일한 역할을 하는 만큼 일반 공무원에 대한 수사권 부여는 제한적이어야 하고, 민간 위임 시에는 더 신중해야 한다. 자칫 금감원 고위 간부가 특사경에 직접 지시하는 구조가 만들어지면 사법경찰권 오남용 위험성도 그만큼 커진다. 특사경법에 불법 사금융 등의 조사 권한을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으로 제한한 배경이다.

실세 금감원장이 앞장서 국정 시스템을 혼란으로 몰아가는 행태도 걱정스럽다. 금감원은 금융위 지도·감독을 받아 감독·검사·제재 등의 위탁 업무를 수행하는 민간기구다. 인지수사권이 긴요하다면 금융위를 설득해 타협안을 만들어내는 게 순서다. 가뜩이나 대통령 ‘찐친’으로 알려진 금감원장의 돌출 발언과 월권적 행보로 구설이 끊임없고, 금융권은 속앓이 중이다. 얼마 전에는 ‘국민연금의 사외이사 추천권 행사’를 거론했다가 물러서기도 했다. 금융시스템을 혼란에 빠뜨리지 않는 신중한 행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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