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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새 주가 3배 폭등…삼성도 쓰는 반도체 '슈퍼을'의 정체 [김채연의 세미포커스]

입력 2026-01-21 08:02   수정 2026-01-21 08:30


인공지능(AI) 반도체 패권 경쟁이 격화되면서 설계와 제조를 넘어 검사 공정의 위상도 달라지고 있다. 품질 확인 단계에 머물렀던 검사 공정이 이제는 칩의 수율과 성능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일본의 어드반테스트(Advantest)가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AI가속기 검사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며 EUV 장비를 제조하는 네덜란드 ASML에 버금가는 반도체 공급망의 '슈퍼을(乙)'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년 새 주가 3배 '폭등'

어드반테스트의 주가는 지난 1년간 기록적인 랠리를 이어왔다. 2024년 1월 4000~6000엔대에서 움직이던 주가는 올해 1월 주가는 2만2000엔대를 형성하고 있다. 2년 만에 3배 이상 폭등한 것이다. AI 반도체 장비 발주가 본격화되면서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약 2년 만에 3배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일본 증시 시가총액 순위도 20위권 밖에서 10위로 치솟으면서 일본 대표 IT 종목으로 부상했다. 시총은 20일 종가 기준 16조 4605억엔(153조 8254억원) 에 이른다. 도쿄일렉트론의 19조3100억엔과 비슷한 수준이다. 일본 증시에서 10위권 내 IT업종은 소니와 도쿄일렉트론이 포함돼 있다.


실적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 회사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1조139억원(1084억 엔)을 기록해 전년 동기 636억엔(5949억원) 대비 70.6% 급증했다. 시장 기대치를 14% 이상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1905억 엔(1조7819억원)에서 2630억 엔(2조4600억원)으로 38% 증가했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AI용 SoC(시스템온칩) 테스터와 HBM 전용 테스터 판매 비중이 급격히 늘어난 덕분이다.

어드반테스트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건 글로벌 반도체 거인들이 이 회사 장비를 확보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어서다. 엔비디아와 AMD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검사는 어드반테스트의 몫이다. 칩이 복잡해질수록 테스트 시간이 2~3배 늘어나는 구조 덕분에 엔비디아의 성장은 곧 어드반테스트의 매출로 직결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 역시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수율을 잡기 위해 어드반테스트의 장비를 쓰고 있다. 어드반테스트는 HBM 테스트 시장의 60~70%를 장악하고 있다. 구글과 아마존 등 자체 AI 칩을 설계하는 빅테크 기업도 어드반테스트의 테스터를 대거 발주하고 있다.
'AI반도체 검사 장비'의 실질적 유일 대안
1954년 타케다 리켄 공업으로 출발한 어드반테스트는 지난 70년간 전자 계측 및 반도체 검사 분야에서 한우물을 파온 기업이다. 주요 사업은 반도체 자동 테스트 장비(ATE)와 이를 지원하는 메카트로닉스 시스템(핸들러 등)이다.

어드반테스트가 주목받는 건 AI 칩의 복잡성이 증가하면서 '실질적인 AI 테스트 장비의 유일한 대안'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업계 라이벌인 미국 테라다인이 모바일이나 범용 SoC 테스터에 강점을 가진 것과 달리, 어드반테스트는 고속 메모리 및 AI 가속기용 초정밀 테스터 분야에서 독보적인 지식재산권(IP)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HBM3E와 차세대 HBM4 시장에서 어드반테스트 장비는 '표준'으로 통용되며 시장 점유율 60~70%를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AI칩 사양이 고도화될수록 어드반테스트의 주문도 늘어나는 구조다. AI 반도체는 일반 칩보다 설계가 복잡하고 적층 구조를 지녀 검사 항목이 수 배 이상 늘어났다. 동일한 수량의 칩을 생산하더라도 더 많은 테스터 장비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향후 전망도 낙관적이다. 6세대 HBM인 HBM4 양산이 본격화되는 만큼 어드반테스트에 또 다른 기회가 될 전망이다. 로직 공정이 결합되는 HBM4의 특성상 테스트 난이도가 비약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회사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2026년 말까지 생산 능력을 2024년 대비 70% 이상 확대하겠다는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어드반테스트의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노무라와 골드만삭스 등은 2026년 어드반테스트의 영업이익이 3500억 엔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다시 쓸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의 수문장' 어드반테스트의 독주 체제는 AI 시대가 심화될수록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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