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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의 시대, 에너지는 비용이 아닌 기업 경쟁력의 변수 [EY한영의 비욘드 뷰]

입력 2026-01-21 10:17  

이 기사는 01월 21일 10:1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최근 글로벌 경제와 산업 환경을 관통하는 공통된 키워드는 ‘불확실성’이다. 지정학적 리스크,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의 비용 부담, 전력 인프라 제약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기업 경영 환경은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에너지 가격과 공급의 변동성은 더 이상 특정 위기 때만 나타나는 예외가 아니다. 이제 에너지의 불확실성은 기업의 운영, 투자, 비용 전반을 상시로 흔드는 상수가 됐다.

이 변화는 기업이 당연하게 전제해 온 ‘에너지의 안전성’을 무너뜨린다. 과거처럼 에너지 공급과 가격이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정상 상태를 전제로 한 사업 계획은 점점 현실과 멀어진다. 실제로 공장 증설, 신규 설비 투자, 데이터센터 구축과 같은 주요 의사결정에서 수요 전망이나 입지 조건 못지않게, 전력 확보 가능성과 에너지 비용 구조를 먼저 따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제 에너지는 기업 경영에서 당연하게 주어진 조건이 아니라,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선결 조건이 됐다.

과거에 에너지는 별도의 전략적 판단 없이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요소로 인식돼 왔다. 전력과 연료는 관리 가능한 비용 항목이었고, 기업의 경쟁력은 기술, 시장, 인재와 같은 내부 역량에서 결정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이러한 전제는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

오늘날 기업들이 마주한 에너지 환경은 단순한 비용 문제를 넘어선다. 가격과 공급의 변동성이 상시화되면서, 에너지는 사업과 운영이 결정된 뒤 사후적으로 관리하는 비용 항목이 아니라, 처음부터 사업 모델과 운영 설계를 제약하고 규정하는 변수로 이동하고 있다. 즉 에너지가 운영 요소에서 경영 변수로 격상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특정 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제조업은 에너지 비용과 공급 안정성이 공정 가동률과 원가 경쟁력에 직결된다. 유통·물류는 냉동·자동화 설비 확대로 에너지 사용 패턴이 복잡해지면서 피크 관리가 중요한 운영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금융과 서비스 산업의 경우, 데이터센터와 IT 인프라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에너지 이슈는 비용을 넘어 서비스 연속성과 운영 리스크의 문제로 자리잡고 있다. 산업은 달라도 에너지는 이제 경영 판단의 공통 분모가 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에너지 이슈가 논의되는 자리의 변화다. 과거에는 설비나 구매 부서의 관리 영역에 머물렀다면, 지금은 전략, 재무, ESG, IT, 운영을 관통하는 의제로 올라왔다. 이는 에너지가 단순한 운영 관리 대상이 아니라, 기업의 중장기 경쟁력을 좌우하는 판단 기준이 됐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에너지는 더 이상 사후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비용 항목이 아니다. 가격과 공급의 불확실성이 상시화된 환경에서 에너지는 사업과 운영을 설계할 때 반드시 전제해야 할 조건이 됐다. 그리고 이는 일시적 현상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에너지 전환의 지속, 전력 인프라 제약, 규제 환경의 변화는 앞으로도 구조적으로 기업 경영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안정적인 에너지 환경을 가정한 사업 확장 전략에서 벗어나, 불확실성을 전제로 의사결정과 투자 판단을 내려야 한다. 에너지 리스크를 어떻게 인식하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기업은 같은 환경에서도 전혀 다른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제 기업이 던져야 할 질문은 바뀌어야 한다. “에너지를 얼마나 절감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에너지의 불확실성을 전제로도 사업을 안정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구조인가”다. 에너지를 기술이나 설비의 문제가 아니라 경영과 운영의 문제로 다시 바라볼 때 기업 경쟁력의 출발점은 더욱 분명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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