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 주도의 AI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에서 전력변환장치 등 핵심 부품을 외산에 의존할 경우 에너지 주권과 정보 보안 측면에서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력변환장치는 데이터센터 전체 전력을 제어하는 핵심 인프라로, 보안 취약점이나 백도어가 존재할 경우 데이터 유출이나 시스템 마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2024년 미국 국토안보부(DHS)는 중국산 전력 장비에 대한 보안 우려로 주요 데이터센터의 공급망 재편을 권고한 바 있다. 유럽연합(EU)도 ‘EU Chips Act’를 통해 핵심 인프라의 역내 생산을 강화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국가 안보 자산이며, 따라서 전력 인프라 역시 안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AI 모델 학습에 사용되는 데이터는 기업의 핵심 영업비밀이나 개인정보를 포함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민감 데이터가 공급망(Supply Chain)을 통해 노출될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데이터센터는 구축 이후 10년 이상 장기 운영되는 시설이다. 전력변환장치를 국산화하면 다음과 같은 전략적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첫째, 부품 공급과 유지보수에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 해외 공급사에 의존하면 긴급 상황 발생 시 부품 수급에 수주~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 국산 제품은 당일~수일 내 대응이 가능하며, 기술 지원 역시 현장 밀착형으로 제공된다.
둘째, 현장 요구에 맞춘 맞춤형 솔루션 개발이 가능하다. 글로벌 업체는 표준 제품 위주로 공급하지만, 국내 업체는 고객의 특수한 요구사항을 반영한 커스터마이징이 용이하다. 예를 들어 한국의 전력 사정(주파수 60Hz, 전압 변동 특성)에 최적화된 제품을 설계할 수 있다.
셋째, 장기적 운영 안정성과 기술 종속 탈피를 실현할 수 있다. 해외 공급사가 단종(EOL, End of Life)을 선언하거나, 가격을 일방적으로 인상하거나, 지정학적 리스크로 공급이 중단되는 상황에서도 국산 제품은 안정적 운영이 가능하다.
넷째, 보안 통제권을 확보할 수 있다. 설계부터 생산, 시스템 통합, 사후 관리까지 전 과정을 국내에서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으며, 펌웨어 업데이트나 보안 패치 역시 자체적으로 신속히 대응 가능하다.
솔루엠은 전력변환과 관련된 모든 솔루션을 직접 개발하고 제공할 수 있는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설계부터 생산, 시스템 통합, 사후 관리까지 원스톱 제공이 가능하며, 국산 기술로 공급망 전체를 관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차세대 기술 개발도 진행 중이다. 250kW급 이상의 고밀도 랙 환경을 대상으로 한 수냉식(Liquid Cooling) PSU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을 준비 중이다.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들이 2026~2027년 수냉식 전환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기존 데이터센터는 AC(교류) → DC(직류) → AC → DC로 여러 차례 변환을 거치며 5~15%의 전력을 손실한다. DC Grid(직류 배전)는 처음부터 DC로 배전해 변환 단계를 줄이고 효율을 높이는 차세대 기술이다. 유럽의 Open Compute Project(OCP)와 미국의 ASHRAE TC 9.9가 표준화를 주도하고 있으며, 2027~2028년 본격 도입이 예상된다. 솔루엠은 글로벌 표준 제정에 참여하며 기술 개발을 병행하고 있다.
최근 AI 트렌드가 대규모 모델 학습(Training)에서 실시간 서비스인 ‘추론형 AI(Inference)’로 전환되면서 전력과 냉각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추론형 서비스는 학습보다 10~100배 많은 쿼리를 처리하며, 이는 곧 발열 문제의 심화로 이어진다. 이로 인해 고효율 전력 설비와 수냉식 냉각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솔루엠은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에서 ‘에너지 효율 K-Standard’를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솔루엠 측은 "PSU부터 DC-DC모듈까지 완전한 라인업을 국산 기술로 완성한 토털 솔루션 공급 능력은 델타, 슈나이더 등 글로벌 거인들도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차별점이다. 여기에 4개국 생산 네트워크를 통한 현지 밀착형 공급 체계, 97.5% 초고효율·고밀도 기술, 그리고 수냉식·DC Grid 등 차세대 기술까지 갖추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세계 1위 CSP, 글로벌 전력 설비 Top 1~2위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기술력을 검증받았으며, 북미·유럽·아시아 주요 시장에서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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