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증시 상승을 이끈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의 강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주식시장의 최대 관심사다. 이미 여러 차례 ‘버블론’이 불거진 와중에서도 증시 랠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한경닷컴은 21일 서울 중구 한국경제신문빌딩 18층 다산홀에서 ‘2026 한경닷컴 신년 트렌드쇼’를 열어 AI 랠리가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대해 증시 전문가의 인사이트를 나눴다. '부의 흐름을 읽는 2026 재테크 전략'을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사전 신청한 200여명의 투자자들이 몰려 문전성시를 이뤘다.
기조연설에 나선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는 AI 산업이 이미 버블의 영역에 들어섰다고 경고했다. 반면 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자산배분본부장은 AI를 활용하는 기업들의 생산성 향상을 근거로 “AI 거품론 시기상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윤지호 경제평론가는 한국이 선진국 반열에 오른 데 따라 위험자산 투자로 돈이 몰리면서 국내 증시가 장기적인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조연설에 나선 홍춘욱 대표는 ‘인공지능(AI) 버블이 정점에 도달할 때 발생할 신호는?’이라는 주제를 들고나왔다.
그는 미국 경제학자 하이먼 민스키가 주기적 금융 위기를 분석해 만든 '민스키 버블 모델'을 통해 현재 AI 산업이 최고 위험 단계인 '폰지 금융(원리금을 갚지 못하는 단계)' 상태라고 경고했다. 이는 영업현금흐름이 원금은 고사하고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다. 기업이 부채를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하거나 자산 가격 상승이 둔화·정체되는 순간 연쇄적 청산이 발생해 시스템 붕괴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현재 AI 붐 상황을 1999년의 닷컴버블과 유사하다고 홍 대표는 판단했다. 그는 "차이가 있다면 당시 앨런 그린스펀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금리를 인상해 거품을 막았다는 점"이라며 "지금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차기 Fed 의장을 지명할 것으로 관측되는데, 이 경우 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지면서 닷컴버블보다 거품이 더 길게 이어지고 후유증은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스페이스X·오픈AI·앤스로픽 등 대규모 기업공개(IPO)가 예정돼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홍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세 회사 상장만으로도 약 4조달러가 시장에 유입되는데 이는 미국 국가총생산(GDP)의 약 13%에 달하는 역사상 최대 규모"라며 "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지 않으면 사실상 AI 기술 경쟁에서 버틸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반면 유동원 본부장은 "주식 투자 포트폴리오 3분의 2는 AI 기술주로 채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산업 확장 사이클의 시작을 2022년으로 잡고 7~10년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짧게 잡아도 상승 사이클이 2029년까지 3년가량 남았다는 것이다. 유 본부장은 AI 랠리가 끝나지 않았다는 근거로 ‘생산성 혁신’을 제시했다. 그는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의 이익 증가율은 20%대로 추정된다. AI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였기 때문"이라며 "IT 외 다른 업종의 이익 증가율은 5%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에 따라 그는 투자자산의 80%를 주식에 배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식 포트폴리오의 65%는 빅테크로 구성하라고 조언했다. 전기차 및 전기차 부품·로봇 등 성장 업종의 비중은 20%를 제시했다. 나머지 15%는 바이오·헬스케어 및 가치주로 구성할 것을 권했다.
포트폴리오를 스스로 짜기 어렵다면 지수에 투자하는 방법도 좋다고 조언했다. 현재 진행 중인 AI 사이클에서 나스닥100 지수 연평균 상승률이 25%를 웃돌 것으로 예상하면서다. 과거 인터넷 사이클(1990~2000년) 당시 나스닥100의 연평균 상승률은 40%에 달했다.
AI 랠리의 지속성과 별개로 한국 주식시장은 장기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윤지호 경제평론가는 내다봤다. 한국 주식시장으로 돈이 계속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윤 평론가는 “선진국이 됐다는 말은 사람이 열심히 일해서는 부자가 될 수 없는 사회가 됐다는 뜻”이라며 “부를 축적하기 위해서는 투자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예금과 같은 무위험 투자처에 돈을 넣어두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좋든 싫든 주식 투자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가장 먼저 안전자산군에서 주식시장으로 이동할 돈으로 윤 평론가는 ‘퇴직연금’을 꼽았다.
다만 선진국의 주식시장에서는 과거 한국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올리던 방식의 투자 패턴이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경고다. 윤 평론가는 가장 먼저 피해야 할 행태로 ‘키 맞추기를 기다리는 투자’를 꼽았다. 소수의 좋은 주식, 즉 주도주가 계속해서 시장을 이끌어나갈 뿐 주식시장에서의 ‘낙수효과’는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 주식시장 역시 소수의 빅테크기업들 주가가 치솟으며 지수를 끌어 올리는 모습이 반복돼왔다.
투자할 만한 좋은 주식군으로 윤 평론가는 △AI 테마 △수출이 늘어나는 'K-파워' 테마 △밸류업 정책 수혜 테마를 꼽았다. 여기에 공급 과잉을 주도한 중국에서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는 화학 관련 종목들도 주목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다만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에 대해 경계감을 가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단기적으로 주가가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윤 평론가는 “다음달께 주가지수의 의미 있는 고점이 나올 것”이라며 “이를 대비해 현금 비중을 확보해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올해 국내 부동산 시장은 주식시장과 달리 소외된 지역 아파트의 상승세가 점쳐졌다. 김학렬 소장은 “올해 아파트 시장에선 중위권 혹은 하위권 지역에서 핵심 단지들의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작년에 시장에서 소외됐던 ‘노도강·금관구·중’(노원·도봉·강북·금천·관악·구로·중랑구) 지역 아파트들이 ‘키 맞추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이들 지역은 매수자들이 대기하고 있는 지역들”이라면서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가격만 적절하다면 매수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들 지역에 있는 단지들은 정부의 대출 규제인 15억원 미만인 단지들이 많아 6억원까지 대출이 나온다”며 “6억원을 최대로 받아 갈 수 있는 지역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 지역 내에서 단순한 계획 단계가 아닌 시공사 선정, 통합심의 통과 등 눈에 보이는 진척이 있는 재건축 도시정비사업장이나 신축 아파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공급 쇼크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김 소장은 “올해 서울 입주물량은 2만6412가구로 전년 대비 48% 급감한 수준”이라면서 “수치로 보면 반토막이지만, 체감은 ‘없다’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지속적으로 규제를 내놓는 가운데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은 심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 소장은 “정부는 실거주자 위주로 정책을 만들고 있다. 이는 1주택자까지는 봐준다는 얘기”라면서 “정부에서 이런 정책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똘똘한 한 채‘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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