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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올리브영, 경쟁사 세포라와 손잡았다

입력 2026-01-21 16:45   수정 2026-01-21 16:46

CJ올리브영이 글로벌 유통사와 K뷰티 브랜드를 잇는 ‘중간 벤더(유통상)’ 시장에 진출한다. 연 매출 28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뷰티 채널 세포라와 손잡고 북미·아시아 등 세포라 매장에서 상품 납품·마케팅 기획 등 전반을 담당하는 ‘K뷰티 큐레이터’ 역할을 맡는다. CJ올리브영이 오는 5월 해외 첫 매장 개점을 앞두고 글로벌 유통 강자와 직접 경쟁하는 구도에서 벗어나 협업하는 쪽으로 전략을 확 틀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포라와 ‘동맹’ 맺은 올리브영

CJ올리브영은 세포라와 공식 파트너십을 맺고, 세포라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자사가 직접 큐레이션한 ‘K뷰티 존’을 선보이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CJ올리브영이 해외 유통사와 공식적인 협업을 발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CJ올리브영이 그간 국내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미국에 잘 팔릴 만한 브랜드를 선정해 상품·매대 구성과 브랜드 마케팅 방향 등을 결정하면, 세포라가 매장 공간을 내주고 현지 유통·판매 실행을 맡는 방식이다. K뷰티 존은 올 하반기 미국, 캐나다와 아시아 국가 등 총 6개 지역에서 시작해 내년 중동·영국·호주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CJ올리브영은 유럽, 중동 등 다른 해외 유통사와도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 국내 뷰티 브랜드가 해외 유통사에 입점하려면 실리콘투 등 중간 유통상을 거쳐야 하는데, CJ올리브영이 이 가교 역할을 직접 맡겠다는 것이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그간 해외 네트워크가 부족한 국내 중소 브랜드는 글로벌 유통사에 입점하기 어려웠는데, 올리브영을 통해 해외 메이저 업체들을 뚫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했다.

CJ그룹은 이번 협업을 다른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계기로 보고 있다. CJ ENM의 K컬처 페스티벌 ‘케이콘(KCON)’과 세포라의 K뷰티 존을 연계하는 마케팅 등을 구상 중이다. 프리야 벤카테시 세포라 글로벌 CMO는 “K뷰티는 뷰티산업 전반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성장 속도가 빠르며 선호도가 높은 카테고리 중 하나”라며 “세포라가 K뷰티 팬에게 독보적인 채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뷰티 벤더 시장 격변 오나
이번 협업은 CJ올리브영이 그간 고수하던 ‘직진출’과는 결이 다르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2월 미국 법인을 설립하고, 올해 5월 로스앤젤레스(LA)에 해외 1호 매장을 내기로 했다. 세포라, 얼타뷰티 등과 정면승부를 보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예상보다 개점 시점이 늦어지고, ‘조선미녀’, ‘메디큐브’ 등 해외 인기 브랜드를 경쟁사가 독점하자 고민이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직진출이 생각보다 어려워지자 중간 유통 시장까지 동시에 아우르는 ‘투트랙’으로 전략을 바꾼 것”이라고 해석했다.

국내 1위 뷰티 플랫폼인 CJ올리브영이 K뷰티 중간 벤더 시장에 진출하면서 시장 판도가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이 시장의 강자는 실리콘투다. 미국, 유럽, 남미 등에서 국내 브랜드의 해외 진출과 물류 등을 대행하면서 최근 몇 년 새 급성장했다. 지난해 실리콘투 매출은 전년보다 60% 급증한 1조1002억원으로 추정된다. 그레이스, 이공이공 등 중소형 업체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막강한 네트워크와 자본, 국내 유통 역량을 지닌 CJ올리브영이 본격적으로 나서면 새로운 강자로 떠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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