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한국은행과 협력해 금융·경제 분석에 특화한 자체 인공지능(AI)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21일 밝혔다. ‘보키(BOKI·bank of Korea intelligence)’로 이름 붙은 이 플랫폼은 해외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한은의 자체 데이터와 네이버의 국산 AI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소버린 AI다. 국내외 경제 데이터를 분석하고 통화정책 수립을 지원하는 데 활용된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한국의 금융·경제 분석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날 서울 소공동 한은에서 열린 ‘한국은행·네이버 공동 AI 전환(AX) 콘퍼런스’에서 보키 구축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세계 중앙은행 가운데 자체 AI 플랫폼을 구축해 운영 단계에 들어간 것은 한은이 처음이다.앞으로 한은 임직원들은 AI 플랫폼을 통해 자료 검색과 요약, 질의응답, 번역은 물론 경제 현안 분석과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까지 AI의 지원을 받는다. 예를 들어 “물가와 단기 금리가 경기 변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싶다. 관련 데이터를 찾아달라”고 요청하면 AI가 한은이 보유한 데이터와 출처를 실시간으로 제시하는 방식이다. 네이버는 클라우드 인프라와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제공하고, 한은은 금융·경제 분야에 특화한 AI 앱을 개발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성과 가운데 하나는 한은이 보유한 방대한 수기 문서의 디지털화다. 한은 문서 가운데 디지털화된 비중은 약 3%에 불과했다. 특히 1980년대 이전 문서는 대부분 수기로 작성돼 기존 광학문자판독(OCR) 기술로는 인식에 한계가 있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네이버의 옴니모달 AI 기술을 활용하면 이런 문서도 훨씬 수월하게 디지털로 전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140만 건에 달하는 내부 문서를 AI가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표준화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한은은 소버린 AI 구축과 함께 내부망 개선까지 동시에 추진한 최초의 기관이 됐다”고 평가했다.
향후에는 한은 데이터를 활용해 금융·경제 분야에 특화한 AI 모델을 고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 대표는 “네이버페이의 거래 데이터, 블로그와 뉴스에 나타난 소비자 심리, 기업의 전력 사용량 등 다양한 실시간 데이터를 결합해 경제 흐름을 거시적으로 분석하는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며 “한은의 경제 전문가들과 네이버의 AI 엔지니어가 함께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 자체가 소버린 AI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고은이/강진규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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