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한국 증시도 S&P500, 나스닥100처럼 적립식 장기 투자가 가능한 시장이 됐습니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대표(부사장·사진)는 21일 인터뷰에서 “올해는 국내 대형 종목들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제값을 받기 시작한 원년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2020년 국내 최초의 S&P500 상장지수펀드(ETF)인 ‘TIGER 미국S&P500’을 출시해 인버스·레버리지 단타 위주였던 국내 ETF 투자 문화를 장기 적립식으로 바꿔놓은 인물이다.
김 대표는 최근 국내 시장 상황에 대해 “지수가 급등하다 보니 투자자들이 매수·매도 타이밍을 재고 있다”며 “한국 주식은 짧게 먹고 나와야 한다는 생각이 아직 뿌리 깊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국내 대형주도 미국 주식처럼 길게 보고 모아갈 때”라고 강조했다. 한국 대형주가 인공지능(AI) 핵심 공급망에 속해 있고, 지정학적 갈등이라는 글로벌 메가트렌드의 수혜를 누리고 있다는 점에서다.
그는 “특정 종목에 베팅하기보다 대형 우량주에 분산투자하는 ETF 투자가 안정적”이라고 조언했다. 연초 이후 코스피지수는 지난 16일 기준 14.9% 올랐지만, 지수 이상의 수익률을 거둔 종목은 전체 상장사 중 8%(79개)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마이너스 수익률을 낸 종목은 55%(532개)나 됐다.
김 대표는 국내 장기 투자 문화 확산을 위해 퇴직연금 세제 개편도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 한국 주식이나 주식형 ETF는 일반 계좌에서 투자할 때 매매차익에 세금이 없다. 하지만 연금 계좌에서 수익이 나면 향후 연금으로 받을 때 수익에 대해 3.3~5.5% 세금을 내고, 연금이 아닌 목돈으로 수령하면 16.5%의 세율이 붙는다. 이는 일반 계좌보다 연금 계좌가 유리한 해외 주식·ETF 투자와는 정반대다.
그는 “‘장기 투자=미국’이라는 공식을 바꾸려면 퇴직연금 계좌의 세제 ‘역차별’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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