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다주택자 규제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특히 다주택자에게도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하는 제도를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이상한 것 같다”고 직격했다. 보유세 인상에 관해서는 “지금으로서는 깊이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부동산이 사회적 문제가 될 정도의 상황이라고 하면 당연히 세제 수단도 동원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추가경정예산 관련 발언 직후 국고채 금리가 요동친 시장 상황을 의식한 듯 대규모 적자 국채를 발행하는 방식의 추경을 편성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 규제가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살지도 않으면서 투기용, 투자용으로 오랫동안 (집을) 가지고 있다고 왜 세금을 깎아주느냐”며 “동의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주식 장기 보유에 혜택을 주는 것은 고려할 만한데 바람직하지 않은 투자, 투기용 부동산을 오래 가지고 있다고 세금을 깎아주는 것은 이상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떤 사람은 주거용 집을 5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그러면 안 되고 주거는 하나만 하는 것”이라고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했다.
시장에서는 이 대통령의 발언을 다주택자 대상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요건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현행 제도에선 1주택자가 10년 이상 주택을 거주 및 보유하면 양도세를 80% 깎아주고, 다주택자가 15년 이상 보유했을 때도 양도세를 30% 낮춰줬다. 이 같은 감면 제도를 손봐 다주택자가 집을 내놓게 만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이 부동산 세제에 관해 자세히 언급한 것은 주택 보유자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이 지난 16일 수석·보좌관회의와 20일 국무회의에서 연거푸 추경을 언급하자 시장에선 국채 발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 20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연 3.653%로 1년8개월 만에 최고치로 오르는 등 시장이 요동쳤다. 이 대통령이 적자 국채 발행에 선을 그으며 21일 국고채 금리는 연 3.602%로 진정세를 보였다.
이 대통령은 퇴직연금의 저조한 수익률을 지적하며 기금화하겠다는 의지를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퇴직연금은) 노동자의 매우 중요한 노후 대비 자산인데 이런 식으로 버려지다시피 놓아두는 게 바람직하느냐”며 “기금화도 생각할 수 있는 대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퇴직연금 기금화는 근로자가 금융회사의 상품을 골라 운용하는 방식에서 국민연금공단이나 별도 법인이 대신 굴리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퇴직연금, 국민연금, 기초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등 너무 복잡하다”며 “이것을 통합해서 구조조정할 수 있지 않느냐, 이 중 퇴직연금 대책을 세워야하는 게 아니냐는 논의가 있어 고민하고 있다”고 연금 구조 개혁에 관한 생각도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가 외환시장을 방어하려고 마음대로 쓰려고 한다는 헛소문이 퍼지고 있는데 가능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김형규/정영효/강진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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