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21일 오전 1480원대로 치솟다가 이재명 대통령의 환율 관련 경고성 발언이 나온 직후 10원가량 급락했다. 이날 “한두 달 정도 지나면 1400원 전후로 떨어질 것”이라는 이 대통령 발언은 특정 환율 수준과 시점을 거론했다는 측면에서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외환당국은 지난해 말부터 추진한 환율 안정 대책이 연초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환율 상승 기대 심리가 꺾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선 서학개미 등 해외투자 수요 등으로 고환율이 유지될 수 있다는 반론도 여전하다.
발언 직후 환율은 급락해 장중 한때 1467원70전까지 하락했다. 장중 변동 폭은 13원70전에 달했다. 통상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은 특정한 환율 수준 및 시점을 언급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이날 이 대통령의 경고는 당국의 구두 개입보다 강한 것으로 평가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4457억원어치 순매수한 것도 환율 하락에 힘을 보탰다.
국민연금도 중요한 변수로 언급된다. 국민연금은 다음주 기금운용위원회를 연다. 1월에 기금위가 열리는 것은 2021년 후 5년 만이다. 이례적으로 1월 기금위가 열리는 배경에 대해 일각에서는 투자 비중 조정 등 중요한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해외 주식 비중을 낮추고, 국내 주식 비중을 높이는 결정을 한다면 달러 수급 쏠림이 큰 폭으로 진정될 수 있어서다. 이르면 1분기 발표될 것으로 알려진 ‘국민연금 뉴프레임워크’에서 환헤지 확대나 기금운용 성과평가 방식을 달러 기준으로 바꾸는 조치 등이 나오면 이런 흐름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오는 4월로 예정된 세계국채지수(WGBI) 선진국지수 편입도 환율에는 호재로 여겨진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4월부터 11월까지 560억달러(약 82조원)의 WGBI 자금이 유입될 전망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이 대통령 발언과 관련해 “지금 환율 수준은 누가 어떤 모델로 봐도 높기 때문에 환율이 돌아올 거라고 말씀하신 것”이라며 “지금 환율 수준은 조정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헤지를 하지 않고 투자한 경우 환율이 조정됐을 때 충격이 올 수 있어 걱정”이라며 “조정될 때를 대비해 준비를 잘해둬야 하는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강진규/정영효/남정민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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