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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락하는 일본 초장기채…"재정 규율 무너진다"

입력 2026-01-21 17:36   수정 2026-01-21 17:38



지난 20일 일본 채권시장에서 초장기채 금리가 급등(가격은 급락)했다.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한때 연 3.88%, 40년 만기는 연 4.215%를 기록하며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본 국채 금리가 하루에 0.2%포인트 이상 상승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배경에는 재정 확장 리스크가 있다. 중의원(하원) 선거를 앞두고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19일 식품 소비세율을 2년간 제로로 하겠다며 “지나친 긴축 지향을 끝내겠다”고 언급했다. 야당인 입헌민주당과 공명당이 만든 신당 ‘중도개혁연합’도 기본 정책에 ‘식품 소비세 제로’를 포함했다.

여야 모두 소비세 감세를 공약으로 내걸면서 재정 규율이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재원 대책이 불충분한 감세 정책은 포퓰리즘적”이라며 “20일 채권시장 움직임은 감세 정책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극도로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 중 상환까지 기간이 긴 20년 만기, 30년 만기, 40년 만기를 초장기채라고 부른다. 발행액은 20년 만기가 월 8000억엔, 30년 만기는 월 7000억엔이다. 2개월에 한 번 발행하는 40년 만기는 회당 4000억엔이다.

통상 돈을 빌릴 때 차입 기간이 길수록 금리는 상승한다. 돈을 빌려주는 기간이 길수록 갚지 않을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일본 채권시장에서 장기 금리 지표인 10년 만기 금리는 연 2%대인 데 비해 40년 만기는 연 4%를 넘어섰다.

채권은 금리와 가격이 반대로 움직인다. 시장 가격이 바뀌어도 만기 때 국채 구매자가 정부에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20일 채권시장에서 30년 만기나 40년 만기 채권을 사려는 사람이 거의 나타나지 않아 가격이 급락하면서 금리가 상승했다.



국채값이 폭락하는 것은 재정 규율 우려 때문이다. 식품 소비세 감세액은 연간 5조엔 정도다. 다카이치 총리는 2년간 한시 조치로 시행하겠다고 했지만, 시장 참여자 상당수는 점차 영구적인 감세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중도개혁연합도 새로운 정부계 펀드 등을 재원으로 활용할 방침이지만, 안정적 재원이 될지는 불투명하다. 국가 자금 사정이 악화하면 그만큼 투자자가 국채를 구매하는 대가로 요구하는 금리는 높아진다.

인플레이션 우려도 국채 매도로 이어졌다. 재정 규율이 약화하면 통화 가치도 하락하고, 엔저와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우려가 커진다. 소비세 감세라는 재정 확장 정책은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다. 채권 투자는 주식 등에 비해 통화 가치가 하락하는 인플레이션에 취약하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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