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 23일 10:0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이 채권 금리 급등으로 손실 누적의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금리 변동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큰 중·장기 국고채를 운용하는 증권사일수록 이번 금리 상승의 타격을 크게 받고 있다. 금리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응하기 쉽지 않다는 평가다. 자칫 현대차증권처럼 채권운용팀이 해체될 수 있다는 압박감도 커지고 있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3.59%로 10월(2.88%)대비 0.8%포인트 올랐다. 국내 채권시장에서 금리 급등으로 채권 가격이 단기간에 크게 하락한 사례는 2010년 이후 다섯 번째다. IB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금리 급등으로 중소형 증권사가 손실을 본 사례가 있었지만, 이번처럼 단기간에 급격히 움직인 경우는 드물다”며 “채권운용 자체가 상당히 어려운 국면”이라고 말했다.
증권사가 가장 먼저 충격을 받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채권 운용 손실이 누적되자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을 단행해 채권 관련 부서를 4곳에서 2곳으로 축소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약 두 달 사이 시장금리가 0.5%포인트 이상 급등하면서 채권 운용 환경이 급격히 악화된 영향이다. 금리 상승 국면에서는 손실을 확정하고 채권을 매도해야 하는데, 손절 시점을 놓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을 상쇄하기 위해 이자채권(스트립본드)을 활용했다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원금과 이자 부분으로 분리된 국고채를 거래하는데, 원금채는 보험사 등 장기물 수요가 높은 기관에 배분하고, 이자채는 증권사가 자체적으로 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자채는 수요가 적어 유동성이 낮고, 내재가치 대비 시세가 낮게 형성되는 특성이 있다. 이에 따라 이자채를 매수할 경우 회계상 평가이익이 발생하는 구조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차증권이 이같은 이자채를 특성을 활용해 손익 변동을 완충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단기간에 금리가 급등하면서 증권사 채권운용부서 전반에 부담을 주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다.
다만 현대차증권은 이 같은 해석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채권운용 부서 조직 개편은 특정 손실이나 회계 이슈와는 무관하다”며 “채권운용의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해 조직 개편을 진행한 것”이라고 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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