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각(?角·쇠뿔을 이용한 전통 공예)이 뭔지 모르시니까 한국 유튜브를 찾아보면서 서로 설명해주더라고요." 한국의 전통문화가 게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전 세계 유저들의 '공부 거리'가 됐다. 22일 서울 종로구 아라아트센터에서 열린 '쿠키런: 킹덤 아트 콜라보 프로젝트 특별전-위대한 왕국의 유산' 언론공개회 현장. 정기환 데브시스터즈 마케팅전략사업팀장은 해외 팬들의 이례적 반응을 보며 "장인정신과 서사가 만났을 때의 힘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데브시스터즈는 이달 23일부터 오는 4월12일까지 개최되는 이번 특별전을 통해 지난 2년간 이어온 아트 콜라보 프로젝트를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국가유산청과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후원하는 이번 전시는 쿠키런 IP(지식재산권)의 문화적 확장을 꾀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대한민국에서 탄생한 IP로서 한국의 전통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당장의 수익을 좇지 않으며 쿠키런 IP를 한국의 국가대표 IP로 만들겠다"는 데브시스터즈의 포부가 담겨 있다.


이번 특별전은 아라아트센터의 지상 1층부터 지하 4층까지 약 860평 규모의 공간을 모두 활용한 게 특징이다. 단순히 작품을 나열하는 방식이 아니라, 미디어 아티스트 집단 '엔에이유(Nerdy Artist Union)'와 협업해 미디어 아트가 접목된 인터랙티브 형태로 구성했다. 특히 NFC(근거리무선통신) 기반 기술을 통해 관람객이 작품과 직접 교감할 수 있는 전시를 구현했다.
전시 동선은 게임 속 주요 캐릭터인 '비스트 쿠키'와 '에인션트 쿠키'의 서사를 다섯 가지 가치(의지·역사·지식·행복·연대)로 풀어냈다. 10명의 무형유산 장인이 참여해 완성한 10점의 작품은 수백 년 전통의 미학과 현대적 IP의 친숙함을 엮어냈다는 설명이다.
관람객이 직접 오감으로 즐길 수 있는 요소도 많다. 전시 기간에는 프로젝트 참여 장인과 직접 소통하거나 원데이 클래스를 통해 전통 공예를 배워보는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장인이 직접 제작에 참여한 스페셜 굿즈를 비롯해 11개 K-굿즈 업체와 협업한 다양한 상품도 공개됐다.
60여년간 나전칠기를 해온 손대현 명장은 "나전칠기 하면 흔히 젊은 친구들과 대화할 때 할머님이 쓰던 장롱 등 소소한 것만 연상돼서 저에겐 나름대로의 아픔이었다"며 "내가 평생을 바쳐서 하는 이 일을 세계적으로 알리고 싶은 소망이 있던 와중에 콜라보 제의를 받았을 때 하나의 기회라 생각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전통문화는 돈이 안 된다'는 고정관념이 있다. 하지만 조길현 데브시스터즈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조 대표는 '대한민국에서 탄생한 IP로서의 책임감과 사명감'을 거론했다. 그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세상에 알리는 데 열심히 동참하는 이유는 대한민국에서 탄생한 회사이고 IP로서 책임감, 사명감, 진심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통문화는 '슈퍼 IP'에 빗댔다. 조 대표는 "전통문화나 공예를 단순히 보존해야 하는 게 아니다.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재미와 가치로 과거를 사로잡았기 때문"이라며 "(지금 우리는) 세상을 풍요롭게 만든 슈퍼 IP들과 함께 협업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당장의 수익보다 장기적인 가치를 보고 있다"며 "그 가치 창출이 누적됐을 때 실제 사업의 성공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데브시스터즈는 이번 인사동 전시가 마무리되는 대로 미국 진출을 추진해 글로벌 시장에 한국 문화의 깊이를 알리는 역할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일본을 대표하는 IP가 포켓몬, 미국이 디즈니라면 한국을 대표하는 IP는 후보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쿠키런이 그 역할을 하는 국가대표 IP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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