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장금리가 급등하고 있지만 서울 부동산 가격은 연일 치솟는 이례적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몇년새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크게 늘었고, 정부의 강도 높은 대출 규제로 금리와 부동산 가격 간 상관관계가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주담대 잔액 가운데 고정금리 비중은 지난해 11월 말 65.7%로 집계됐다. 변동금리 비중(34.3%)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2013년 말에는 고정금리 주담대 비중이 21.3%에 불과했다. 2022년 말에는 고정금리 주담대 비중이 50.8%로 간신히 절반을 넘었다.
고정금리 주담대 비중이 계속 커지는 건 정부 정책 때문이다. 과거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았을 때는 금리 상승기에 차주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져 연체율이 치솟고 금융시스템 위기로 번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레고랜드 사태 직후인 2023년 ‘고정금리 대출 확대’를 핵심 과제로 추진하기도 했다.
문제는 고정금리 주담대 비중이 늘어나며 통화정책 효과가 약해졌다는 점이다. 금리가 올라도 고정금리를 받은 차주 입장에서는 타격이 없어 주택을 매도할 유인이 떨어진다. 장기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90%에 달하는 미국에서는 “고정금리 주담대가 통화정책 전달을 약화시키고 사회 전반의 주거이동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한은 관계자도 “금리가 상승했을 때 신규 주택 매입 수요만 잡을 수 있고 기존 대출자까지 영향을 미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최근 금리가 치솟았지만 부동산 가격은 좀처럼 잡히지 않는 양상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해 6월 2.44%에서 12월 3.01%까지 올랐지만,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KB부동산 통계 기준)는 같은 기간 96.9에서 103.8로 7.13% 상승했다. 과거 레고랜드 사태로 금리가 치솟자 2022년 10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서울 아파트 가격은 8.9%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대출 규제도 이 같은 흐름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 금액 자체가 줄어들다 보니 금리 상승에 따른 충격이 감소했다”며 “급매 물량이 나오며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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