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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허제·금융규제로 벼랑끝에 선 공인중개사

입력 2026-01-22 16:47   수정 2026-01-22 16:48

작년 공인중개사 신규 개업이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이후 최소치를 나타냈다. 정부의 수요 억제 정책에 따른 거래 급감으로 올해도 중개업계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작년 전국에서 신규로 문을 연 공인중개사가 9150명으로 집계됐다고 22일 밝혔다. 이 기간 폐업 공인중개사는 1만1297명, 휴업은 1198명이었다. 신규 개업은 1998년(7567명) 후 가장 적었다.

지난해 말 기준 영업 중인 공인중개사는 10만9320명이었다. 2024년 말(11만1794명)에 비해 2474명 줄었다. 영업 공인중개사가 11만 명 밑으로 줄어든 것은 2020년 후 약 5년 만이다. 협회 관계자는 “공인중개사 자격증 보유자가 작년 말 55만1879명인 점을 고려하면 5명 가운데 1명만 사무실을 운영 중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폐·휴업 공인중개사가 개업 공인중개사보다 많은 현상은 2023년 2월 이후 3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폐업 증가보다 개업 감소를 주된 원인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토지거래허가제와 대출 규제를 강화해 매물과 거래량이 급감하고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해 수도권에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한 ‘6·27 대책’에 이어 ‘10·15 대책’으로 서울 25개 구와 경기 12곳을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줄인 데다 전세 낀 거래(갭투자) 자체를 강제로 막아 중개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보다 경기권이 더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경기 하남시, 성남 수정·중원구, 안양 동안구, 용인 수지구, 광명 등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의 매물이 지난해 10월 초에 비해 반토막 났다. 수정구와 수지구는 각각 57.2% 50.8% 쪼그라들었다. 수지구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집값이 오르자 그나마 나왔던 매물도 자취를 감췄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 경기도 전세 매물은 2만853건에서 1만7233건으로 17.4% 줄어들었다.

김종호 공인중개사협회장은 “부동산 가격 안정도 거래가 있어야 가능하다”며 “정부가 주택 가격 상승을 막는 데 역량을 동원하다 보니 실수요자와 공인중개사 피해는 뒷전으로 밀렸다”고 주장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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