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권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청약 신청을 받은 서울 역삼동 ‘역삼센트럴자이’는 인근 시세 대비 10억원 이상 저렴해 로또 청약으로 불렸다. 이 아파트 전용 84㎡ 분양가는 최고 28억1300만원에 책정됐다.
당첨 시 큰 시세 차익을 볼 수 있지만 대출 규제로 청약 자격이 일부 현금 부자로 제한됐다. ‘10·15 부동산 대책’에 따라 잔금을 치를 때 받을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소득에 관계없이 최대 2억원에 그쳐서다. 현금이 26억원 넘게 있어야 분양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신혼부부 등 특별공급 물량은 소득과 자산 제한까지 있어 이른바 ‘금수저 특공’이란 비판까지 나온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20% 이하(우선공급 맞벌이 기준) 및 부동산 자산 3억3100만원 이하(민영주택) 등 조건을 맞춰야 한다. 소득과 자산이 많지 않은데 대출까지 제한돼 부모의 현금 증여 없이는 청약 시도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진입 장벽은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이달 분양될 예정인 서울 서초동 ‘아크로 드 서초’는 전용 59㎡ 분양가가 18억~19억원대에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근 시세 대비 10억원 이상 저렴하다. 이 단지 역시 주담대 규제로 대출 한도가 최대 4억원으로 제한돼 현금이 약 15억원 있어야 청약을 노려볼 수 있다. 상반기 공급되는 ‘오티에르 반포’ ‘방배포레스트자이’ 등도 상황이 비슷하다.
청약통장 가입자는 한 달 새 8만 명 넘게 줄었다. 지난달 말 기준 청약통장 가입자는 2618만4107명으로, 전월 대비 8만142명 감소했다. 대출 규제 등 영향으로 ‘당첨돼도 집을 살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하며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이 막힌 상황에서 청약이 더 이상 ‘주거 사다리’가 아니라 현금 부자들의 ‘알짜 투자처’로 여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