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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반도체 산단용 도로·지하송전망 건설"

입력 2026-01-22 17:45   수정 2026-01-22 23:50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위해 용인~이천 지방도를 신설하고 그 아래에 송전선을 묻는 전력 공급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경기도가 주도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반도체 클러스터의 ‘호남 이전론’을 차단하고 정부에 전력·용수 등 관련 인프라의 조속한 건설을 촉구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로 신설과 지하 송전망을 한 번에
김동연 경기지사는 22일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과 이 같은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용인과 이천을 잇는 지방도 318호선(총연장 27.02㎞)이다. 도로 건설과 전력 인프라 구축을 하나의 프로젝트로 통합하는 방식이다. 경기도와 한전이 역할을 분담해 공동 시행하며 도는 용지 확보와 상부 도로포장을, 한전은 하부 전력망 구축을 담당한다. 국내 최초의 도로·전력망 공동 시행 모델이라는 게 경기도의 설명이다.

도 관계자는 “처음부터 도로 하부에 전력망 공간을 확보해 설계·시공함으로써 중복 투자와 공사 기간을 줄일 수 있다”며 “이에 따른 교통 불편과 민원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는 2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경기도가 단독으로 도로를 건설하면 약 5568억원이 들지만 지중화를 동시 추진하면 사업비를 30%가량 줄일 수 있다는 게 도의 계산이다. 공사 기간 역시 최대 5년 단축해 그만큼 반도체 공장 가동 시점을 앞당길 수 있을 전망이다.

게다가 송전탑은 높이가 수십m에 달해 경관을 훼손하고 전자파 발생 등의 우려도 있지만, 지하 전력망은 이 같은 지상 구조물이 없어 주민 불안감도 크게 낮출 수 있다. 용인은 수도권 주거지역과 인접해 송전탑 건설 반발이 심했던 곳이어서 다른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현실론도 있다.
◇호남 이전론 조기 진화 의도 깔려
이날 발표 시점에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최근 정치권에서 전력 공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반도체 클러스터를 새만금 등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정부가 이미 방침으로 정해 결정해 둔 걸 지금 와서 뒤집을 수 있느냐”고 일축하기도 했다. 경기도가 이 같은 대통령 방침에 화답해 수도권 내에서 전력 문제를 해결할 실질적 대안을 제시하고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 논란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의도가 담겼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가 입주하는 일반산업단지엔 6GW의 전력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 중 3GW는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발전(1.05GW)과 다른 송전망(2GW)으로 확보하고, 나머지 3GW는 이번 지방도 318호선 사업을 통해 조달하겠다는 구상이다.

전력업계에서는 지중화 비용 분담 문제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정부와 기업, 한전은 2024년 말 다수 전기 사용자를 위한 설비는 한전이, 특정 사용자를 위한 설비는 사용자가 부담한다는 협약을 맺었으나 지중화 비용은 또 다른 문제라는 얘기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200조원이 넘는 부채가 있는 한전이 정부 대책 없이 지중화 작업에 필요한 비용을 모두 감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지하 전력망 구축에는 지상 송전탑보다 훨씬 많은 비용 투입이 불가피하다. 정부 예산이 지원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수원=정진욱/하지은 기자 croc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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