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을 요구하며 시작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단식이 8일 만인 22일 중단됐다. 대구 사저에 머물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회를 찾아 장 대표에게 단식을 멈춰달라고 부탁하면서다. 8일 동안 박 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유승민 전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이 장 대표를 찾아 범보수가 결집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여권이 쌍특검 요구를 여전히 수용하지 않으면서 ‘반쪽짜리 성공’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은 국회 로텐더홀에서 단식 중인 장 대표를 찾아 “국민이 대표님의 진정성을 인정할 것”이라며 “훗날을 위해 단식을 그만두겠다고 약속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장 대표는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이후 취재진에게 “조금 더 길고 큰 싸움을 위해 단식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휠체어를 타고 사설 구급차에 탑승한 장 대표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정치권에선 장 대표가 이번 단식으로 범보수 결집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비상계엄에 대한 장 대표의 사과 시점 등을 두고 불만이 많았던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단식 기간에 보수 인사 대부분이 장 대표를 찾아 분위기가 반전됐다는 해석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안철수 의원 등 과거 장 대표와 각을 세운 이들도 단식장을 방문했다.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하던 당내 소장파 모임 ‘대안과 미래’도 장 대표를 찾아 격려했다.
장 대표는 최근 당원게시판 논란으로 한동훈 전 대표와 갈등을 빚었는데, 이에 따른 당내 분란도 일단 잠재웠다는 평가다. 이날 열린 국민의힘 긴급 의원총회에서는 “장 대표 단식을 계기로 당이 하나로 뭉쳐 6월 지방선거에서 승리하자”는 주장이 이어졌다고 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장 대표가 단식의 명분으로 내세운 쌍특검 수용이 성사되지 않은 게 한계라는 평가도 있다. 단식 기간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청와대 인사들은 장 대표를 찾지 않았다. 여당은 쌍특검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지난 21일 기자회견에서 장 대표가 제안한 영수회담에 대해 “지금은 여야 간 충분한 대화가 우선”이라며 사실상 거부했다.
당원 게시판 사태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당내 친한동훈계와 갈등이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 한 전 대표는 단식 중인 장 대표를 찾지 않았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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