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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AI산업이 바꿔놓은 원전 여론조사

입력 2026-01-22 17:53   수정 2026-01-23 00:07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지난 21일 공개한 대국민 인식 조사에서 국민 69.6%가 신규 원전 건설에 찬성한 것은 단순한 지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가 원전업계에서 나온다. 정치권의 해묵은 ‘탈(脫)원전·친(親)원전’ 논란은 실제 여론과 거리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어서다. 미래세대의 인공지능(AI)산업에 대한 기대와 열망이 도드라졌다.

그동안 환경단체들은 “원전 건설은 미래세대에 핵폐기물과 사고 위험을 떠넘기는 무책임한 일”이라고 비판해 왔다. 기후부가 22일 추가로 공개한 연령별 답변 결과는 이런 주장을 무색하게 한다. 20대는 전체의 96.1%가 ‘원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찬성률이다.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된 신규 원전 추진과 관련해선 20대는 74.4%, 30대는 77.3%가 찬성했다. 국민 평균(69%)을 웃도는 수준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청년 세대가 기성세대보다 원전 필요성에 더 공감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국내외 첨단 기업들은 AI와 로봇 등이 요구하는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해선 신규 원전 건설이 필수라고 강조해 왔다. 초인공지능(ASI) 데이터센터와 고부가가치 반도체 공장의 전력 소비량은 웬만한 대도시의 소비 전력에 버금갈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 기상 상황에 따라 널뛰는 재생에너지만으로는 이런 전력을 공급하기 어렵다고 이들은 항변한다.

20·30세대는 이렇게 급변하는 기술 혁신의 현장을 기성세대보다 더 잘 안다. 생성형 AI 서비스를 더 빨리 구독하고, 글로벌 빅테크 투자도 더 능숙하다. 이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재가동될 스리마일 원전에서 전력을 20년간 구매한다’ ‘메타가 소형모듈원전(SMR)에 투자한다’ 등 글로벌 뉴스를 보면서 세계 원전산업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원전업계 한 관계자는 “두산에너빌리티의 개인 주주가 80만 명, 비에이치아이와 한국전력 등 국내 원전 생태계에 투자한 개미투자자가 300만 명에 육박한다”며 “이제 ‘위험하니까 짓지 말자’는 식의 감정적 호소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이런 관점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기자회견에서 원전 문제를 ‘정치화된 이념’이 아니라 ‘실용의 영역’으로 규정한 것은 의미가 크다. 다만 이 대통령이 “최종 결정을 위해 의견 수렴과 논쟁을 거치자”고 언급한 건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원전이 전문가, 환경주의자와 논쟁할 대상이 아니라 ‘미래세대의 자산과 일자리’가 됐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지금은 ‘소모적 논쟁’ 대신 ‘과감하고 신속한 집행’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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