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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갑 찬 범죄자 73명…인천공항 입국장서 줄줄이 끌려나와 [현장+]

입력 2026-01-23 11:31   수정 2026-01-23 11:53

23일 오전 10시 55분께 인천공항 2터미널 B입국장. 자동문이 열리자 수갑을 찬 한국인 범죄자들이 줄지어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모두 점퍼를 지급받아 입고 있었지만, 여름 기온의 나라에서 넘어온 탓에 반바지 차림이 대부분이었다. 팔다리에 문신을 한 이들도 눈에 띄었다. 피의자 한 명당 호송관 두 명이 바짝 붙어 이동했고, 이들은 고개를 깊숙이 숙인 채 말없이 발걸음을 재촉했다. 범죄자들은 순서대로 호송 차량에 올라 곧바로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공항에 도착한 이들은 캄보디아에서 검거된 한국인 범죄자 73명이다. 초국가범죄 특별대응태스크포스(TF)는 전세기를 투입해 이들을 한꺼번에 국내로 강제송환했다. 송환 대상 가운데 70명은 로맨스스캠이나 투자리딩방 운영 등 스캠범죄 혐의를, 3명은 인질강도와 도박 등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가로챈 피해 금액은 48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는 869명이다.

대규모 범죄인 송환이 이뤄진 만큼 공항 일대에는 삼엄한 경계가 이어졌다. 인천공항 내 테러 위험에 대비해 경찰관 기동대를 포함한 경찰 인력 181명이 투입됐고, 범죄인들이 이동하는 동선을 따라 통제선이 설치됐다.

범죄인들은 이날 새벽 4시 10분께 프놈펜 테초국제공항에서 전세기에 탑승한 직후 전원에 대해 체포영장이 집행됐다. 전세기에서는 기내식으로 샌드위치가 제공됐다. 포크나 수저 등 집기를 사용할 경우 피의자들이 자해나 공격에 이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손으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제공됐다.

송환 명단에는 캄보디아 경찰과의 '뒷돈 거래'로 한차례 석방됐다가 다시 붙잡힌 한국인 부부 강모씨(32)와 안모씨(29)도 포함됐다.

이들 부부는 지난해 2월 3일 캄보디아의 한 범죄단지에서 현지 경찰에 체포됐지만, 불과 넉 달 뒤인 6월 다른 범죄조직이 현지 경찰에 뒷돈을 건네며 풀려났다. 이후 눈과 코 성형수술을 통해 외모를 바꾸는 등 신분 세탁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법무부는 캄보디아 수사기관과 공조해 이들 부부를 지난 7월 다시 체포했다.

TF 관계자는 "이들 부부는 현지 경찰의 도움으로 교도소에서 풀려났으며 도피 목적으로 성형수술을 했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송환에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뒤 캄보디아로 도주해 스캠 범죄에 가담한 범죄 조직원도 포함됐다. 투자 전문가를 사칭해 사회 초년생과 은퇴자들을 상대로 약 194억 원을 편취한 40대 정모씨도 국내로 압송됐다.

피의자들은 공항에서 버스 10대와 승합차 7대에 나뉘어 탑승한 뒤 경찰·검찰 등 각 수사기관으로 분산 인계됐다. 이들은 호송된 이후 유치장에 입감될 예정이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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