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00원~1만3000원. 일명 두쫀쿠로 불리는 두바이쫀득쿠키의 개당 가격대다. 두쫀쿠의 인기와 함께 가격도 치솟고 있다. 비싸도 구하기 힘들다는 소문까지 돌면서 오픈런까지 이어지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들 가격의 절반도 안되는 3000원대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두쫀쿠'를 판매하는 곳이 있다. 저렴한 가격에 두쫀쿠를 맛보기 위해 사람들이 오픈 전부터 몰렸다.

23일 오전 8시 50분경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의 한 아파트 상가 안. 1층을 지나 계단, 2층 복도까지 두쫀쿠 오픈런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3000원 두쫀쿠를 구매하기 위한 대기줄이다. 줄 맨 앞에 서 있던 대학생 정모(21) 씨는 "광명에서 와서 7시부터 기다렸다"며 "릴스를 보고 이 가게를 알게 됐다. 보통 두쫀쿠는 8000원 하는데 여기는 3000원에 판다고 해서 오픈런하러 왔다"고 말했다. 매장 오픈 시간은 10시다. 정씨는 최소 3시간을 기다린다는 각오로 온 셈이다.
가성비 두쫀쿠 인기는 입장 마감 시간으로도 확인됐다. 매장이 문을 열기도 전인 오전 8시 55분에 이날 두쫀쿠 구매 수용 인원이 마감됐다. 사장 김주란(37) 씨는 '대기표 75번까지 배부 완료 되었습니다. 지금 오신 분들 대기표 없으시면 두쫀쿠 구매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라는 안내판을 오픈런 대기줄에 세워뒀다. 뒤늦게 온 고객들은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긴 대기시간에 고객들은 간이의자를 가져와 스마트을 하거나 책을 읽기도 했다. 돗자리를 깔고 닌텐도 게임을 하거나, 문제집을 푸는 사람도 있었다. 땅바닥에 앉아 문제집을 풀던 남슬(15) 양은 "8시부터 친구랑 줄 섰다. 2시간은 기다려야 해서 문제집을 풀고 있었다. 두쫀쿠를 사고 학원에 갈 예정"이라고 했다.
이 가게가 '가성비 두쫀쿠'로 입소문이 난 건 지난해 12월 15일부터다. 사장 김씨는 "트위터 인플루언서분이 저희 가게를 언급해주시고 나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며 "이후 인스타그램에서도 언급되더니 감사하게도 고객분들이 많이 찾아주시고 있다. 감사 이벤트로 1000개를 판매한 적 있는데, 200명이 와주시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입장은 보통 9시 전부터 마감된다"고 전했다.

매장의 택배 구매 또한 대학 수강신청 급으로 경쟁률이 치열하다. 전날 진행된 택배 구매 신청은 7초 만에 마감됐다. 블로그에서는 네이버스마트스토어 서버 시간에 맞춰 택배 신청을 해야 한다는 팁이 공유되고 있다.
사장 김씨는 "저희는 한입 크기라 그램 수가 적어서 3000원대 가격에 드리고 있다"며 "셀프 결제, 셀프 포장, 작은 매장, 플라스틱 케이스가 아닌 비닐 포장과 함께 저희 부부 둘이서만 만들고 있어 원가절감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다 보니 처음 두쫀쿠로 저희 가게 거를 선택해주시는 분도 많으시다"며 "두쫀쿠 덕에 가게도 유명해지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가성비 두쫀쿠에 대한 관심 또한 증가하고 있다. 네이버데이터랩 검색어트랜드에 따르면 '가성비 두쫀쿠'는 지난해 12월 16일부터 검색되기 시작해 지난 12일 '100'을 나타내 정점을 찍었다. 네이버 데이터랩은 특정 기간 내 검색량이 가장 많을 때를 '100'으로 표시하고 나머지를 상대적 수치로 보여준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찰떡파이로 두쫀쿠 먹는 법' 등 기성제품으로 가성비 두쫀쿠 먹는 방법까지 등장했다. 찰떡파이 가운데를 갈라 피스타치오 스프레드나 땅콩버터와 시리얼을 버무린 속을 채워 먹는 식이다. 쫀득한 마시멜로와 비슷한 식감을 내기 위해 찰떡파이를 사용하고, 카다이프면과 같은 바삭한 식감을 느끼기 위해 시리얼로 대체하는 것이다.
누리꾼들은 "찰떡파이가 가성비 과자는 아니지만 두쫀쿠라 비교하니 상당히 가성비", "찰떡파이도 살 수 없다. 어쩌다 이렇게 됐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가성비 두쫀쿠도 인기다. 지난 14일 기준 편의점 CU에서 판매된 두바이 콘셉트 상품 누적 판매량은 830만개로 1000만개 돌파를 앞두고 있다. GS25의 2세대 두바이 디저트 판매율은 97%를 찍어 누적 판매량 100만개에 육박했다. 이마트24는 두쫀쿠 상품을 출시하자 3주 만에 누적 판매량 10만개 돌파했다.
황진주 인하대 소비자학과 겸임교수는 "유행의 그래프를 보면 초기 수용자 이후 점점 제품이 확산하면서 대다수의 소비자에게 퍼진다. 가성비 두쫀쿠가 지금 화두가 되는 건 접근성을 낮춰서라도 제품을 접하고 싶은 소비자가 많다는 걸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 교수는 "두쫀쿠 열풍으로 제품을 먹어봤다는 경험 자체가 중요해 가성비 두쫀쿠 또한 떠오르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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