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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라이프이스트-박영실 칼럼] 마크롱, 선글라스의 '정치학'

입력 2026-01-26 17:32   수정 2026-01-26 17:34




정치인의 신체와 '가려진 눈'의 역설<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2026년 다보스포럼(WEF) 연단에 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모습은 이질적이었다. 정제된 슈트에 짙은 파일럿 선글라스. 실내 행사, 그것도 세계 정상들이 모인 격식 있는 자리에서 선글라스는 통상적으로 금기시되는 아이템이다. 표면적인 이유는 오른쪽 눈의 혈관 파열이라는 의학적 불가피함이었지만, 이미지 브랜딩 관점에서 이 사건은 '약점(을 아이콘으로 전환한' 흥미로운 사례로 남았다. 트럼프의 조롱과 온라인상의 밈(Meme) 확산 속에서 마크롱이 보여준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분석한다.

(Cool)의 미학-바네사 브라운의 선글라스 이론<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학술적으로 선글라스는 단순한 시력 보호 도구를 넘어 강력한 기호학적 의미를 갖는다. 노팅엄 트렌트 대학 교수는 저서에서 선글라스를 "착용자에게는 보호막을, 관찰자에게는 신비감을 부여하여 현대적인 '(Cool)'함을 완성하는 도구"라고 정의했다.

눈은 감정의 창이다. 눈을 가린다는 것은 상대방에게 자신의 감정을 읽히지 않겠다는 방어 기제이자, 권력의 비대칭성을 형성하는 행위다. 마크롱은 눈의 부상이라는 신체적 결함을 가리기 위해 선글라스를 썼지만, 역설적으로 이는 그에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냉철한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덧입혔다. 특히 그가 선택한 '파일럿(보잉) 스타일'은 영화 <</span>탑건>의 매버릭이나 군 지휘관을 연상시키는 문화적 코드를 내포한다. 이는 트럼프의 관세 위협이라는 외부의 압박에 맞서는 '전시 상황의 리더'라는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강화했다.

진정성의 반전-'공개'의 타이밍<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마크롱 브랜딩의 백미는 선글라스를 계속 쓰고 있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 그는 연설 도중 선글라스를 벗고 충혈된 눈을 대중에게 공개하며 "보기 흉한 제 눈을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이미지 브랜딩 연구에서 완벽함만을 추구하는 것은 오히려 대중의 반감을 살 수 있다. 심리학의 '실수 효과(Pratfall Effect)'는 유능한 사람이 약간의 빈틈을 보일 때 호감도가 상승한다는 이론이다. 마크롱이 만약 끝까지 선글라스를 고수했다면 트럼프의 비난처럼 '센 척하는 허세'로 비쳤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그는 환부를 공개함으로써 '선글라스 착용''멋 부리기'가 아닌 '불가피한 선택'으로 프레임 전환시켰다. 이는 "나는 다쳤지만(인간적 면모),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자리에 섰다(리더의 책임감)"는 서사를 완성했다.

대립각의 시각화-트럼프(언어) vs 마크롱(이미지)<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롱을 향해 "센 척하려고 한다"고 조롱했다. 이는 전형적인 트럼프식 '불리(Bully, 괴롭히는 자)' 화법이다. 하지만 이미지 전략상 마크롱은 트럼프의 말에 말려들지 않았다.

트럼프가 거친 언어(Verbal)로 공격할 때, 마크롱은 묵직한 이미지(Visual)로 응수했다. 정치 커뮤니케이션에서 이미지는 언어보다 뇌에 더 빠르게, 더 오래 각인된다. 마크롱의 선글라스 낀 모습은 흡사 독재자나 폭력배(트럼프가 묘사된 이미지)에 맞서는 영화 속 주인공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트럼프의 조롱은 마크롱을 '피해자'가 아닌 '강단 있는 저항자'로 격상시키는 반작용을 낳았다.

(Meme)의 확산과 노이즈 마케팅<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온라인상에서는 영부인에게 뺨을 맞아 눈이 붓고 선글라스를 썼다는 식의 악의적인 가짜 뉴스와 밈이 확산되었다. 하지만 현대 정치 브랜딩에서 '무관심'보다 나쁜 것은 없다. 리처드 도킨스가 주창한 ''의 개념처럼, 복제되고 변이되는 정보의 확산은 그 내용의 진위와 상관없이 대상의 인지도를 폭발적으로 높인다.

<</span>탑건> 오마주 밈이나 가정폭력 음모론 등은 결과적으로 마크롱의 다보스 연설에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대중은 밈을 소비하며 즐거워했지만, 그 과정에서 "마크롱이 트럼프의 관세 위협에 맞서 강하게 비판했다"는 핵심 메시지 또한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되었다. 노이즈가 시그널을 증폭시킨 셈이다.

취약성을 권위로 승화시킨 연출<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마크롱의 선글라스는 단순한 안대가 아니었다. 그것은 위기 상황에서 리더가 자신의 취약성(Vulnerability)을 어떻게 다워야 하는지를 보여준 고도의 퍼포먼스였다.

그는 신체적 약점을 가리기 위해 권위의 상징(선글라스)을 차용했고, 적절한 시점에 약점을 노출하여 진정성을 확보했으며, 결과적으로 거대 권력(트럼프)에 맞서는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2026년 다보스의 마크롱은 '약점을 가리기 위한 도구가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것이 바로 고도로 계산된, 혹은 동물적인 감각의 정치적 이미지 브랜딩이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
박영실서비스파워아카데미 대표
숙명여자대학교 교육학부 겸임교수
명지대학교 이미지코칭교육 겸임교수
[성공하는 사람들의 옷차림] 저자
[고객을 사로잡는 힘, 매혹] 저자
[글로벌코리아 매너클래스] 저자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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