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제학과라는 이름을 들으면 많은 사람이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제가 농경제사회학부에 입학한다고 했을 때 “나중에 농부 될 거니?”, “그 학과는 모내기 배우니?” 같은 농담 섞인 말을 친척과 친구들에게 여러 번 들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농경제학과는 농사짓는 법을 배우는 곳이 아닙니다.농업경제학과 혹은 식품자원경제학과 등의 명칭을 잘 뜯어보면 그 성격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경제학을 바탕에 깔고 있다는 점입니다. 즉 농업경제학은 경제학적 방법론을 도구로 삼아 농업, 자원, 환경, 빈곤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응용경제학의 한 분야입니다. 식량, 환경, 에너지, 기후 등 현재 인류가 처한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를 찾는 학문 분야라고 봐도 됩니다.
구체적인 커리큘럼을 보면 그 성격이 더 명확해집니다. 1~2학년 과정은 일반 경제학부와 사실상 동일합니다. 경제원론, 미시경제·거시경제 이론, 경제수학 등을 배우며 경제학의 기초를 탄탄하게 다집니다.
3~4학년에 배우는 심화 과정에서 농경제학의 고유한 성격이 드러납니다. 농산물 유통 및 가격론부터 시작해 자원경제학, 환경경제학, 공간경제학, 개발경제학 등 보다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분야를 파고듭니다. 거시적인 경제 흐름보다는 특수한 개별 시장과 인간의 행동을 분석한다는 점에서 거시경제학보다 미시경제학 이론을 많이 응용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는 농업자원경제학 전공과 지역정보학 전공의 두 가지 트랙으로 나뉩니다. 농업자원경제학 전공은 환경경제학과 자원경제학 등 이론에 집중하는 과정으로 졸업하려면 전공 60학점을 이수해야 합니다. 지역정보학 전공은 지리정보시스템(GIS), 엑셀, 통계 프로그램 등 실무적 도구 활용 능력과 현장 적용 능력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추며, 졸업까지 전공 48학점을 이수합니다.
현재 서울대, 고려대, 동국대 등 서울권 대학과 부산대, 경북대, 충남대 등 주요 거점 국립대에 농경제학 전공 학과가 있습니다.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만큼 확실한 전문성과 희소성을 지닌 학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농경제학과도 졸업 시 ‘경제학사’ 학위를 받습니다. 따라서 상경 계열 진로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추천할 만합니다. 일반적인 경제학 지식에 농업, 환경, 데이터 분석이라는 특기를 추가하고 싶은 학생이라면 농경제학과가 아주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입니다.
김하성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24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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