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포함한 전국 4대 과학기술원의 2026학년도 수시모집에서 학교폭력 이력이 있는 지원자들이 전원 탈락했다.
2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KAIST, GIST(광주과학기술원),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UNIST(울산과학기술원)로부터 제출받은 ‘신입생 모집 관련 학폭 감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이번 수시모집에서 학폭 이력으로 감점 대상이 된 지원자는 단 한 명도 합격 문턱을 넘지 못했다.
KAIST의 경우 2026학년도 수시 지원자 중 학교폭력으로 감점받은 지원자는 12명으로, 이들 모두 불합격했다. GIST와 UNIST에서는 각각 2명, 1명의 지원자가 학교폭력 감점을 적용받아 수시전형에서 탈락했다. DGIST는 학교폭력 조치사항 제4호(사회봉사), 제9호(퇴학 처분)를 받은 수험생은 지원조차 하지 못하게 제한하고 있다.
2026학년도 대학입학 수시전형에서 학교폭력(학폭) 가해자 대부분이 서울 주요 명문대 진학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4대 과기원 뿐만 아니라 서울 주요 대학의 경우 학폭 가해자가 입학 문턱을 넘은 사례는 거의 없었다. 지난 16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개한 '2026학년도 수시전형 학폭 반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 170곳에 학폭 가해 전력이 있는 수험생 3273명이 지원했으나 2460명(75%)이 최종 불합격했다.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이화여대, 중앙대, 경희대, 한국외대, 서울시립대 등 11개 대학에선 151명 중 150명(99%)이 불합격했다.
학교별로 보면 연세대, 고려대는 각각 5명과 12명의 학폭 가해자가 수시에 지원했지만 모두 탈락시켰다. 서강대와 성균관대(3명), 한양대(7명), 이화여대(1명), 중앙대(32명), 한국외대(14명), 서울시립대(12명)도 전원 불합격시켰다. 경희대는 총 62명이 학교폭력 전력으로 감점받았는데 이 가운데 1명만 합격했고 나머지 61명은 떨어졌다. 서울대는 학폭 전력 지원자가 없었다.
교육부 방침에 따라 대학들은 올해부터 학생부·논술·실기 등 모든 수시전형에 학폭 가해 이력을 평가 요인으로 반영한다. 정시 전형도 수시와 마찬가지로 평가에서 학폭 가해 전력을 감점 처리해야 한다. 현재 정시 전형이 진행 중인 만큼 학폭 가해자의 대입 불합격 사례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과학계와 교육계가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학폭 무관용 원칙'이 과학기술원 입시 현장에서도 실효성 있게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황 의원은 "피해자에게 평생 상처를 남기는 학폭을 철없는 시절 일탈 정도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며 "대입에서 학폭 감점은 처벌이나 낙인을 찍는 게 아니라 '잘못된 행동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 져야 한다'는 점에서 학폭 가해자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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