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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이 직접 모셔왔던 천재…삼성 떠나더니 美서 일냈다 [강경주의 테크X]

입력 2026-01-24 09:00   수정 2026-01-24 13:16


세바스찬 승(한국명 승현준)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뇌 지도를 구축한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NAS)가 수여하는 2026년 프라델 연구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NAS는 24일 신경 회로 재구성 및 해석 방식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킨 승 교수가 프라델 연구상을 수상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프라델 연구상은 NAS가 신경계 이해에 공헌한 중견 신경과학자를 기리기 위해 매년 수여하는 상이다. 수상자에게는 자신이 선택한 기관에 신경과학 연구 지원금으로 지정할 수 있는 5만 달러의 상금이 주어진다. NAS는 과학 진흥을 목표로 1863년 설립된 민간 기관으로 현재 노벨상 수상자 200여명 등 약 3200명의 회원으로 구성됐다.

승 교수는 현대 신경과학과 계산 생물학을 근본적으로 재편해 신경 회로 재구성부터 분석·해석 방식에 대한 과학적 이해도를 변화시킨 공로를 인정받았다. 승 교수의 가장 큰 성과는 뇌를 정확한 지도로 만들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데 있다. 그는 현대 신경과학과 계산생물학을 결합해 신경세포들이 어떻게 연결되고, 그 연결이 어떤 기능을 만들어내는지를 체계적으로 밝히는 ‘커넥토믹스(connectomics)’를 새로운 학문 영역으로 키워냈다.

커넥토믹스를 쉽게 말하면 뇌 속의 모든 전선을 하나하나 표시한 초정밀 전기 배선도를 만드는 작업에 비유할 수 있다. 도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려면 도로 지도와 전력망 지도가 필요하듯, 뇌가 생각하고 기억하고 판단하는 방식을 이해하려면 신경세포들이 어떤 방식으로 연결돼 있는지 알아야 한다. 승 교수는 이 ‘뇌의 배선도’를 사람이 손으로 그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컴퓨터와 AI가 자동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체계로 바꿨다.

이전까지 신경과학자들은 현미경 사진을 보고 연구자가 일일이 신경세포를 따라가며 연결 구조를 그려야 했다. 이는 마치 위성사진 없이 숲속을 걸어 다니며 나뭇가지의 연결을 손으로 그리는 것과 비슷했다. 승 교수는 여기에 딥러닝을 적용해 컴퓨터가 수백만 장의 뇌 사진을 자동으로 맞춘 다음 신경세포를 구분하고 연결 관계를 추적하도록 만들었다. 이 덕분에 뇌 회로 재구성이 ‘수작업’에서 ‘AI 공정’으로 바뀐 셈이다.

승 교수의 이론적 연구도 현대 AI과 뇌과학의 토대를 다졌다. 그가 개척한 비음수 행렬 분해(nonnegative matrix factorization)는 복잡한 데이터를 몇 개의 기본 패턴으로 쪼개는 수학적 방법이다. 이를 쉽게 비유하면 여러 악기가 동시에 연주하는 음악에서 드럼, 피아노, 기타 소리를 따로따로 분리해내는 기술과 비슷하다. 이 기법은 뇌 신호와 이미지, AI 학습 데이터 분석에 폭넓게 쓰이고 있다.

그는 또 ‘연속 어트랙터 동역학(continuous attractor dynamics)’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뇌가 어떻게 정보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지를 설명했다. 이는 탁자 위에 놓인 공이 살짝 밀려도 다시 가운데로 돌아오는 것처럼 기억과 인식이 쉽게 흔들리지 않도록 잡아주는 뇌의 내부 장치라고 이해하면 된다. 이 이론은 작업 기억, 방향 감각, 위치 인식 같은 뇌 기능을 설명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승 교수는 ‘아이와이어’와 ‘플라이와이어’라는 플랫폼도 개발했다. 이는 연구자들이 온라인으로 접속해 신경세포의 연결을 추적하고 오류를 교정하도록 만든 시스템이다. 쉽게 말해 다수가 참여하는 ‘뇌 지도 만들기 집단지성 프로젝트’다. 승 교수는 인간의 시각과 판단 능력, 그리고 인공지능의 계산 속도를 결합해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규모의 신경 회로 분석을 현실로 만들었다.

학계는 “승 교수 연구는 뇌 회로를 보는 방식 자체를 바꿔 놓았으며, 이론·알고리즘·데이터·플랫폼을 하나로 묶어 신경과학의 지형을 재편했다”고 평가했다. 뇌를 이해하는 가장 근본적인 언어를 ‘추상적 개념’에서 ‘정확한 지도와 데이터’로 바꿔 놓았다는 것이다.

승 교수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처음으로 직접 영입한 인재로도 유명하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이론 물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매사추세츠공대(MIT) 물리학과 교수, 프린스턴 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 등을 지낸 승 교수는 2018년 이 회장에게 발탁됐다. 삼성리서치 부사장급인 CRS(최고연구과학자)로서 AI 전략 수립, 미래 성장동력 발굴 등의 역할을 맡았다. 2020년에는 사장으로 승진해 삼성리서치 소장을 맡았고 2024년 퇴사하고 학계로 돌아갔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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