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서도 매달 1000만원 이상씩 내는 고액 월세 거래가 서울을 중심으로 줄줄이 체결되고 있다. '전세의 월세화' 흐름이 빨라지면서 고액 월세 비중도 점차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3일까지 전국에서 거래된 월세 가운데 가장 높은 가격에 계약이 맺어진 단지는 서울 용산구 원효로1가에 있는 '용산더프라임' 전용면적 241㎡였다. 이 면적대는 지난 7일 보증금 없이 월세 1530만원에 새로운 세입자를 들였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가격의 월세다.
이어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하이츠파크' 전용 184㎡도 지난 20일 보증금 4억원, 월세 1400만원에 이른바 '반전세(보증부월세)' 계약을 맺었다. 이어 강남구 삼성동 '아크로삼성' 전용 167㎡의 경우 보증금 10억원과 월세 1300만원, 성동구 성수동1가 '트리마제' 전용 84㎡는 보증금 3억원과 월세 11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서초구 방배동 '롯데캐슬포레스트'에서는 전용 239㎡에 대해 보증금 5000만원, 월세 1000만원 등으로 잇달아 1000만원이 넘어가는 월세 계약 소식이 잇따랐다.
고액 월세는 대체로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3구와 용산구 등에서 대체로 맺어졌지만 다른 자치구를 비롯해 지방에서도 고액 월세 계약이 맺어졌다.
광진구 자양동에 있는 '우성3' 전용 133㎡는 지난 7일 보증금 4억원, 월세 800만원 계약을 체결했고, 중구 회현동1가에 잇는 'SK리더스뷰남산' 전용 145㎡는 지난 15일 보증금 3000만원, 월세 700만원에 세를 놨다.
부산시 해운대구 중동에 있는 '엘시티' 전용 186㎡는 지난 2일 보증금 없이 월세 730만원에 세입자를 들였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에 있는 '광교중흥에스클래스' 전용 129㎡는 지난 12일 보증금 1억원, 월세 525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고액 월세 시장이 꾸준한 이유는 관련 수요가 유지되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5 한국 부자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자산가는 2011년 13만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47만6000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연평균 증가율로 보면 9.7%다. 고가 아파트 월세는 자산가들의 전략적인 선택인 경우가 많다는 의견이다.
정보현 NH투자증권 Tax센터 부동산 수석연구원은 "이들은 큰 자금이 전세보증금으로 묶이는 것을 비효율적이라고 여기고 집을 보유한 데 따른 세금 문제 등을 꺼려 월세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며 "개인도 있겠지만 법인인 경우도 상당수다. 임직원 체류비 등 비용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액 월세는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하고 있어서다.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확정 일자를 받은 월세 계약은 56만9929건으로 집계됐다. 확정 일자를 받은 전·월세 전체 계약이 88만1254건인데 월세가 64.67%를 차지했다. 해당 비율은 △2021년 45.96% △2022년 53.53% △2023년 56.51% △2024년 60.31% 등으로 우상향 중이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美IAU교수) 연구소장은 "현재는 전세가 월세로 바뀌면서 가격 상승 폭이 크지 않지만 전세의 월세화가 일정 부분 진행되고 매물이 바로 월세 물건으로 바뀌는 시점이 오면 월세는 더 많이 오를 것"이라면서 "이런 상황이 오면 고액 월세는 지금보다 더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전세의 월세화, 매매의 월세화 등 초기 구간에서는 월세가 큰 폭으로 오를 수 있겠지만 이런 시장이 오면 월세 수익률에 따라 매매가격이 형성되기 때문에 오히려 집값이 안정되면서 월세도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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