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중국 당국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를 4.5~5% 범위로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장률 목표를 단일 수치가 아닌 구간으로 제시해 경기 둔화를 일정 부분 감내하겠다는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3일 중국 지도부 논의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중국의 연간 성장률 목표는 매년 3월 초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공식 발표된다.
소식통들은 성장률 목표를 범위로 제시하는 것은 중국 당국이 안팎의 불확실성 속에서 ‘고품질 성장’을 우선시하며 지난해 달성한 5% 성장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이를 수용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미·중 관세 갈등, 부동산 시장 침체, 소비 부진 등 복합 리스크를 고려할 때 정책 운용의 재량을 넓히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해석이다.
이번 방침은 중국 지도부가 지방 정부 공무원의 성과 평가에서 GDP 성장률 비중을 낮추겠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그동안 중국에서는 31개 성·시·자치구 지방 관리의 인사 평가에서 해당 지역의 성장률이 핵심 지표로 활용돼 왔다.
SCMP는 성장률 목표 범위 설정이 최종 확정될 경우 이는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의 첫해부터 중국 경제가 재균형과 안정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또 하나의 신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공개된 15차 5개년 계획 제안 문건에는 연평균 GDP 성장률 수치가 명시되지 않은 채 “성장을 합리적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원칙만 제시됐다.
한 소식통은 “4.5~5% 범위는 장기 목표 달성에 필요한 성장 하한선을 확보하는 동시에, 미국의 관세 정책과 부동산 침체 등 불확실성이 큰 올해를 헤쳐 나갈 완충 장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최근 3년간 연속으로 연간 GDP 성장률 목표를 ‘5% 안팎’으로 제시했다. 2023년에는 5.2%, 2024년과 2025년에는 각각 5%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분기별 성장률은 1분기 5.4%, 2분기 5.2%로 출발한 뒤 3분기 4.8%, 4분기 4.5%로 둔화 흐름이 뚜렷했다. 특히 4분기 4.5%는 코로나19 여파로 소비·투자가 위축됐던 2023년 1분기와 같은 수준이다.
이는 수출 드라이브로 상반기에는 성장 목표를 방어했지만 내수 부진과 디플레이션 압력이 하반기 성장세를 끌어내렸다는 평가다. SCMP는 “중국 정책 결정자들이 디플레이션을 경제 성장의 암적인 존재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올해 물가 하락 압력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 대응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