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새해를 맞아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10년 전사진을 올리는 이른바 '2016 사진 챌린지'가 확산되고 있다.
23일 인스타그램 스토리와 X(옛 트위터), 스레드 등 주요 플랫폼에는 이용자들이 저마다 과거 사진을 꺼내 올리며 '추억 소환'에 나선 모습이 이어졌다.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2016년 전후 사진이 잇따라 공유되며 SNS 피드 전반을 채우고 있다.
방송국에서 일하는 이지연(28) 씨도 최근 네이버 클라우드와 페이스북을 뒤져 2016년 사진을 찾아냈다. "챌린지가 유행이라길래 찾아봤는데, 생각보다 사진이 정말 많더라"고 말한 이 씨는 인스타그램 스토리는 물론, 친구들이 모여 있던 단체 채팅방에까지 당시 사진을 공유했다.
이 씨는 "한 해가 지날수록 삶이 점점 더 팍팍해진다는 느낌이 드는데, 과거로 돌아가서 더 재밌게 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사진 속 사람들 모두 지금보다 훨씬 어리고 풋풋해 보여서 그 시절이 유독 그리워졌다"고 말했다.
연예계도 이 흐름에 합류했다. 아이브 안유진은 지난 19일 자신의 SNS에 '2016년'이라는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에는 중학교 시절의 풋풋한 모습이 담겼다.
레드벨벳 조이 역시 지난 21일 10년 전을 회상하는 사진을 올리며 챌린지에 동참했다. 이 밖에도 슬기 등 여러 연예인이 과거 사진을 잇따라 공개하며 트렌드에 불을 지폈다.

SNS 피드를 채운 사진들은 공통된 분위기를 띤다. 노란빛이 강하게 도는 이른바 '오줌 필터', 분홍빛이 감도는 '아날로그 파리' 스타일의 필터가 다시 등장했고, 한 화면을 여러 컷으로 나눠 찍던 분할 셀카 역시 재소환됐다.
특히 2016년 전후는 지금보다 카메라 필터와 색감, 구도가 강하게 적용되던 과도기였던 만큼, 사진 한 장만 봐도 당시의 '시대감'이 또렷하게 드러난다는 평가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2016년에 아날로그 필터가 유행하지 않았나", "그때는 분할 셀카가 국룰이었다", "10년 전 사진을 보니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표정으로 살았던 것 같다"는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한국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미국에서 틱톡과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이미 2016년 사진을 소환하는 움직임이 먼저 나타났다. '2016vibes', '2026isnew2016', 'throwback2016' 등의 해시태그가 빠르게 퍼지며 2016년 특유의 감성과 분위기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약 4억명의 팔로어를 가진 카일리제너가 본인의 SNS에 지난 16일 올린 2016년 사진은 좋아요 483만개를 얻으며 화제를 모았으며 해외 틱톡커 마틴(martine)이 올린 '2026 is the new 2016' 관련 게시물은 좋아요 수 170만 개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과거처럼 노랗고 보라한 색감의 필터를 씌우고 찍은 사진을 공유하는 게시물도 잇따르고 있으며 그 시절 즐겨 듣던 음악과 밈(meme)까지 함께 소환하며 과거를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일시적인 복고 유행을 넘어선 집단적 노스텔지아(nostalgia) 현상으로 해석한다. 코로나19 이전이자 고물가와 고강도 비교 문화가 본격화되기 전이었던 시절에 대한 향수가 한꺼번에 분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재휘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람들이 과거 사진을 올릴 때 굳이 아프거나 괴로운 기억,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장면을 선택하지는 않는다"며 "과거 사진을 공개하는 행위에는 타인의 시선뿐 아니라 스스로에게도 이 시절의 나는 꽤 괜찮았다는 이미지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과거 사진 속 모습은 지금보다 젊고 예뻤을 가능성도 크고,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목적이 아니더라도 자기 자신에게 그때의 나는 대견했다는 감정을 주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기억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쉽게 왜곡되며, 마치 재생산되는 것처럼 계속 새롭게 구성된다"며 "사람들은 기억을 떠올릴 때 대체로 긍정적으로 왜곡하는 경향이 있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처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과거를 그래도 그땐 괜찮았다는 방향으로 기억하는 심리적 메커니즘이 작동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특히 "10년 전의 좋았던 사진을 꺼내 추억하는 행위는 역설적으로 현재가 그만큼 버겁다는 신호일 수 있다"며 "지금이 힘들기 때문에 그래도 그때는 행복했는데라는 감정에 더 쉽게 공감하게 된다. 최근 젊은 세대까지 과거 사진을 꺼내는 문화가 확산된 것도, 20·30대 역시 현재를 살아가는 데 상당한 피로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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