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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출혈 경쟁' 단속 나선 중국 정부, 한국 배터리 기업에 볕 드나

입력 2026-01-23 15:12   수정 2026-01-23 16:21


중국 정부가 배터리 출혈 경쟁 단속에 나섰다. 그동안 중국 업체의 물량 공세에 고전해온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엔 시장 가격 정상화의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는 최근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국가에너지국(NEA) 등과 함께 배터리 산업 규제 간담회를 열었다. 회의에는 CATL, BYD, CALB 등 배터리 제조사 16개 업체가 참석했다.

중국 정부가 내세운 키워드는 ‘질서 있는 경쟁’이다. 중국 배터리 업계에서 확산된 무분별한 가격 인하와 ‘묻지마’ 설비 증설이 시장을 왜곡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기업 부실과 공급망 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 태양광 등 다른 신산업에서 반복됐던 공급과잉→가격 폭락→연쇄 구조조정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그동안 중국 기업들은 거대한 내수 시장과 정부의 정책 지원을 발판으로 공격적인 증설을 이어갔다. 글로벌 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배터리 가격 하락을 이끌었다. 경쟁이 격화되면서 배터리 셀 가격은 급격히 낮아졌고,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워온 한국 기업의 수익성을 압박했다. 중국 주력 제품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셀 가격은 2023년 초 kWh당 110달러 수준에서 최근 40달러 안팎까지 떨어졌다.

중국 정부가 자국 업체의 출혈 경쟁을 단속하기 시작하면, 글로벌 고객사를 중심으로 가격이 정상화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ESS는 전기차보다 가격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시장이다. 배터리 가격이 낮을수록 프로젝트 경제성이 좋아지지만, 원가 이하 수주가 장기화하면 품질·납기·A/S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에선 “가격만으로 승부가 나는 구간을 지나면 결국 공급 안정성과 안전성이 중요한 평가 축으로 돌아간다”는 말이 나온다.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강점을 가진 분야다.

다만 국내 업계가 곧바로 반사이익을 단정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질서를 재편해 상위 업체 중심의 경쟁 구도를 만들고 해외 시장 공략을 본격화 할 수도 있는 만큼 긴장을 늦출 순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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