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잠시 주춤했던 원·달러 환율이 다시 슬금슬금 오르면서 보유한 달러를 원화로 바꿔야 할지 고민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환율 상승기에 조금이라도 더 이익을 남기기 위해 ‘환전 비용 최소화’ 전략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주거래 은행의 우대율과 인터넷전문은행의 수수료 정책을 꼼꼼히 비교하면 수수료를 아예 내지 않거나 최대 90%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환율 안정에 힘쓰겠다”며 구두 개입에 나선 뒤 상승 폭이 일부 반납되긴 했으나, 환율은 여전히 1400원대 후반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정부의 각종 미세 조정에도 불구하고 한·미 간 경제성장률 격차 탓에 원화 약세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의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0.3%로 그 해 1분기(-0.2%) 이후 세 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미국의 GDP 성장률은 지난해 3분기 4.4%에 이어 4분기에는 5%대를 기록했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 성장동력의 차이가 환율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 지금의 원화 약세의 본질”이라며 “이 차이가 투자자산의 수익률 기대 차를 불러와 서학개미와 기관투자가, 기업의 투자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수수료 파괴 경쟁이 거세다. 카카오뱅크(달러박스)와 토스뱅크(외화통장)는 원화를 외화로 바꿀 때(살 때)는 물론, 외화를 원화로 바꿀 때(팔 때)도 수수료를 받지 않는 ‘평생 무료’ 정책을 펴고 있다. 두 서비스 모두 해외 결제 겸용 체크카드(트래블카드)와 연동돼 편의성도 높다.
시중은행 이용자라면 주거래 우대를 노려볼 만하다.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은 모바일 앱 등 비대면 채널 이용 시 최대 90% 환율 우대를 제공한다. 계좌를 보유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거래 실적이 있다면 어렵지 않게 최고 등급 우대를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은 오는 26일부터 다음 달 25일까지 ‘외화체인지업예금’을 통해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는 고객에게 90% 우대율을 적용하는 이벤트를 연다. 하나은행도 ‘밀리언달러통장’ 이용 시 80%를 감면해 주며, 영업점에서도 등급과 거래 규모에 따라 최대 90%까지 우대받을 수 있다. 다만 현찰 매도 시에는 해당 통장에 달러를 먼저 입금한 뒤 환전해야 혜택이 적용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해외여행 필수품이 된 ‘트래블카드’ 이용자들은 주의가 필요하다. 외화를 충전할 때는 대부분 무료지만, 남은 외화를 다시 원화로 환불할 때는 수수료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트래블로그’의 경우 원화 환전 시에는 환율 우대가 적용되지 않는다. 신한·우리·농협은행의 트래블카드 역시 재환전 시 우대율은 50% 수준에 그친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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