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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장, 李 측근·정치인 수두룩…관료 출신은 '제로'

입력 2026-01-23 17:25   수정 2026-01-24 01:28

이재명 정부 출범 후 단행한 금융 공공·유관기관장 인사에서 관료 출신이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 내부 출신과 대통령 측근, 정치권 인사가 기관장 자리를 모두 차지했다. 금융위원회, 재정경제부(옛 기획재정부) 출신 고위 관료가 기관장으로 향하던 인사 관행이 변화를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에서는 모두 내부 출신이 행장으로 기용됐다. 지난해 9월과 11월 각각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 황기연 수출입은행장이 취임한 데 이어 전날 기업은행장에 장민영 IBK자산운용 대표가 임명됐다.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서민금융진흥원도 대통령 측근과 정치권 인사가 수장이 됐다. 이찬진 금감원장과 김성식 예보 사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같은 해에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장은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을 지냈고 이번 정부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위원회에서 활동했다.

금융위와 재경부 등 관료 출신은 금융 공공·유관기관장 인사에서 배제되는 흐름이다. 과거 1급이나 국장급 공무원이 퇴직 후 기관장으로 다수 임명된 것과는 상반된다.

공공·유관기관장 자리 외에도 공무원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관료 출신이 맡던 자리가 정치권 인사 등으로 대체되는 경우가 늘고 있어서다. 민주당 의원 출신인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작년 말 취임하고 KDB생명 차기 대표에 업계 출신인 김병철 수석부사장이 내정된 것이 대표적이다. 직전까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KDB생명 대표는 금융위 관료 출신이었다.

금융권에서는 앞으로도 공공·유관기관장 인사에 내부 출신과 ‘정치권 낙하산’이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원목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최유삼 신용정보원장, 박종석 금융결제원장 등은 임기가 끝났다. 오는 3월에는 이순호 예탁결제원 사장의 임기도 종료된다.

기관장 인사에서 관료 출신이 배제되면서 공무원 사회는 적지 않게 동요하고 있다. 금융위에서는 이달에만 과장급 공무원 3명이 퇴사했다. 사무관 A씨는 “새 정부 출범 후 1급 공무원이 일괄 퇴임했지만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조직이 챙겨주지 못한다면 차라리 일찍 민간으로 이직하자는 공무원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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