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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자율주행차 보험료

입력 2026-01-23 17:29   수정 2026-01-24 00:29

지난해 6월 미국에서 테슬라 모델 Y가 주차된 도요타 캠리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개인 차주가 테슬라 로보택시 네트워크에 등록한 차량이 완전자율주행(FSD) 상태에서 일으킨 접촉 사고였다. 테슬라는 FSD는 현행법상 운전자가 전방을 상시 주시해야 하는 ‘레벨 2’ 기술로 분류된다며, 차량소유주가 사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차주는 FSD 시스템 결함으로 인한 사고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현재 이 사건은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자율주행 시대의 복병으로 꼽힌다. 현재의 자율주행차 보험은 보험사가 피해액을 먼저 보상한 뒤 사고 원인을 따져 책임 주체에 구상권을 청구하도록 설계됐다. 문제는 책임 소재를 가리는 일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자율주행 플랫폼 제작에 참여하는 업체가 한둘이 아닌 데다 기상 악화, 정전, 해킹 같은 외부 변수까지 고려해야 한다. 테슬라 사례처럼 자율주행 기술의 단계 구분을 둘러싼 논란도 거세다. 먼저 보상금을 지급해야 하는 보험사들이 골탕을 먹기 쉬운 구조다.

자율주행차 보험료가 얼마로 책정될지도 관심사다. 미국 온라인보험사 레모네이드는 최근 ‘반값 자율주행차 보험’을 선보였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차량에만 보험료를 절반으로 깎아주는 상품이다. 사고 확률이 인간 운전자가 모는 차량보다 훨씬 낮은 만큼 낮은 요율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수용했다. 업계에서는 보험료 할인 폭이 자율주행 기업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자율주행차 보험은 2027년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정책 목표로 내건 한국이 서둘러 풀어야 할 문제다. 현행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은 운전자가 운전석을 지켜야 하는 ‘레벨 3(조건부 자율주행)’ 이하 단계만 다룬다. 사람이 운전대를 놓아도 되는 ‘레벨 4(제한적 운전 개입)’나 ‘레벨 5(운전 미개입)’ 차량은 자동차보험 가입 자체가 불가능하다. 한국은 까다로운 규제로 자율주행 기업의 불모지로 꼽히는 나라다. 보험이 또 하나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정부와 정치권이 제도 설계에 속도를 내야 한다.

송형석 논설위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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