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라이더, 택배기사, 화물차주, 캐디 등 프리랜서와 특수고용직 노동자의 산재가 급증하고 있다. 이들은 일반적인 근로자와 달리 주 52시간 근로제 규제를 적용받지 않고 기업의 관리·교육도 제대로 받지 않아 산재를 당할 가능성이 크다. 경제계는 산재 인정 기준을 구체화하고 부정 수급을 차단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3일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이 근로복지공단 근로복지연구원에서 받은 ‘노무 제공자 산재보상실태 분석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프리랜서, 특수고용직 등 노무 제공자의 산재 신청은 2020년 2961건에서 2024년 1만5028건으로 4년간 다섯 배가량 급증했다.
같은 기간 일반 근로자의 신청은 12만338건에서 15만7229건으로 31.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직종별로는 2024년 기준 퀵서비스 기사의 산재 승인이 6704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화물차주(2687건) 택배기사(1316건) 대리운전기사(1016건)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노무 제공자의 산재가 늘어난 가장 큰 요인은 새벽 배송, 배달앱 등으로 관련 종사자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하나의 사업자에 전속돼야 한다’는 전속성 요건이 2023년 7월 폐지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기업들은 이런 산업 변화를 산재 관련 제도가 제대로 따라가지 못한다고 항변했다. 업계 관계자는 “노무 제공자는 업무 수행의 자율성이 높아 업무와 사고 간 인과관계(업무 연관성)를 따지기가 쉽지 않다”며 “기업들이 관리 범위를 벗어난 사고까지 책임지는 사례가 수두룩하다”고 토로했다.
근로복지연구원 관계자는 “근로자는 사업장이나 직장 동료 조사로 구체적인 산재 정황을 파악할 수 있다”며 “이와 달리 노무 제공자는 사업주가 재해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동료도 없어 산재 관련 상황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업계에선 부정 수급이 늘고 있을 개연성을 의심한다. 고용노동부의 연도별 산재 부정 수급 현황을 보면 부정 수급은 2022년 272건에서 2024년 2365건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부정 수급 규모도 23억6500만원에서 52억76만원으로 불어났다. 경제계는 늘어난 부정 수급자 상당수를 노무 제공자로 보고 있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직원 관리가 쉽지 않은 노무 제공자의 산재 신청을 광범위하게 인정하는 현행 제도가 부정 수급자를 늘리고 있다”며 “산재 인정과 책임 소재의 기준을 명확하게 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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