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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LG이노텍, 반도체 부품으로 '저마진 벽' 넘는다

입력 2026-01-23 17:52   수정 2026-01-24 00:41

삼성전자와 애플을 핵심 고객사로 둔 삼성전기와 LG이노텍엔 남모를 고민이 있다. 크고 안정적인 매출에 비해 이익 규모가 작다는 것이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각각 8%와 3.2%에 불과하다.

올해는 이마저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여파로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다른 부품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어서다. 스마트폰 가격 인상에 매출 규모가 줄어들 수 있는 것도 부담이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소재와 부품을 납품하는 ‘반도체 기업’으로 변신에 나선 이유다.
◇반도체 기판 ‘완전가동’

2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지난해 ‘카메라모듈’ 부문에서 전체 매출의 40%를 거뒀다. LG이노텍은 카메라모듈이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렌즈, 이미지센서, 액추에이터(초점 조절 장치)를 구입해 카메라모듈이란 완성품으로 조립해 스마트폰 업체에 공급한다. 그런데 삼성전자와 애플이 렌즈, 이미지센서, 액추에이터를 납품받을 곳과 납품 단가를 일일이 정하기 때문에 모듈 업체가 이익을 남기기 어렵다. 지난해 삼성전기는 매출 11조3144억원, 영업이익 9133억원으로 8%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7110억원의 영업이익과 3.2% 영업이익률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AI 반도체 기판인 FC-BGA(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는 두 기업이 올해 드라이브를 거는 대표적 사업으로 꼽힌다. 삼성전기는 2017년, LG이노텍은 2022년 FC-BGA 사업에 진출했다. 두 기업이 FC-BGA 사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당장 돈이 되기 때문이다. 마켓리서치인텔렉트에 따르면 이 시장은 2024년 109억달러(약 15조원)에서 2031년 241억달러(약 35조원)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이익 급증 사이클
삼성전기는 세계 2위 AI 가속기 업체 AMD와 구글, 아마존, 메타 등 빅테크를 고객사로 확보해 사업이 궤도에 올랐다. 이날 삼성전기는 2025년 4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FC-BGA 생산이 올 하반기 완전가동 수준에 근접할 것”이라며 “필요할 경우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삼성전기는 반도체 기판 사업에서 13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되는데, 업계는 올해 이 수치가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후발 주자인 LG이노텍은 글로벌 중앙처리장치(CPU) 업체로부터 납품 계약을 따냈다. 생산이 본격 시작되면서 올해 LG이노텍 패키지솔루션 사업부 매출도 50~6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기업은 다른 신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기의 무기는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다. 과거 삼성전기는 MLCC의 대부분을 스마트폰에 공급했으나, 최근 AI 서버가 효자 사업으로 떠올랐다. AI 서버에 들어가는 MLCC는 2만5000여 개로, 일반 서버(2000여 개)보다 12배 이상 많다. 삼성전기는 AI 서버용 MLCC 시장에서 지난해 40%에 이르는 점유율을 확보해 일본 무라타와 1~2위를 다투고 있다. 스마트폰에 집중하던 경쟁사와 달리 일찌감치 데이터센터 시장을 넘본 덕분이다.

LG이노텍은 ‘코퍼 포스트(Cu-Post)’ 같은 신기술을 개발하며 스마트폰용 반도체 기판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이 기술을 쓰면 반도체 기판 성능을 동일하게 유지하면서도 크기를 20%가량 줄일 수 있다. 이 기술은 애플이 지난해 9월 출시한 5.6㎜ 두께 초슬림폰 ‘아이폰 에어’에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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