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는 23일 열린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부정 청약 의혹과 자녀 특혜 입학 논란, 보좌진 갑질 의혹 등을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이 후보자는 각종 의혹에 사과하면서도 “사실이 아니다” “말 못 한 사정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 후보자가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청와대는 이 후보자 거취에 대해 “청문회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이 후보자를 검증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 후보자 장남의 대학 입학 관련 논란을 집중 추궁했다. 이 후보자는 앞서 장남이 ‘다자녀 전형’으로 연세대에 입학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날 ‘사회기여자’ 전형으로 입학했다고 말을 바꿨다. 이 후보자는 “17년 전 일이고, 아들이 셋이다 보니 그중 누구였는지 정확히 기억을 못 했다”고 실수를 인정했다.하지만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은 “사회기여자 전형 중 ‘국위선양자’ 요건은 세계적 권위의 상을 받은 자인데, 조부(김태호 전 내무부 장관)의 훈장이 이에 해당하느냐. 국회의원이 국위 선양한 사람이냐”고 지적했다. 장남이 연세대에 지원했을 당시 아버지인 김영세 교수가 연세대 교무부처장이었던 사실이 언급되며 ‘특혜 입학’ 지적도 나왔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청문회장에서 이 후보자의 폭언이 녹음된 음성 파일을 재생했다. 이 후보자는 보좌진 갑질 의혹에 대해 “상처받은 직원들에게 사과한다”면서도 “국민의힘에서 전직 보좌진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도록) 압박을 가한다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임이자 위원장은 “(압박이라는) 적절치 않은 말은 사용하지 않는 게 좋겠다. 앞서 녹취된 내용을 듣기도 했는데 그게 압박에 의해서 나왔겠느냐”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장남이 결혼 직후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아 파경 위기를 맞아 (분가하지 않고) 저희와 함께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그 시기에 정신적 압박 등으로 (아들이) 발병했고 지금까지 치료받고 있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부양가족 가점 유지를 위한 위장 전입 의혹도 제기됐다.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 장남이 전입신고 대신 전세권 설정 등기를 한 사실을 위장전입 증거로 제시했다. 이 후보자는 이에 대해 “시가 부동산 일을 전담하는 공인중개사가 알아서 처리한 일이라 전세권 설정 사실을 몰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약가점 때문에 혼인신고를 안 한 거라면 청약이 끝나자마자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겠나. 왜 1년 반 뒤에 했겠나”라고 했다.
후보자의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은 “시가 기준 200억원 대재산가지만 불법 청약 의혹으로 40억~50억원, 영종도 투기와 상속 증여 등으로 축적해 땀과 노력으로 일군 재산이 별로 없다”며 “공직자로서 윤리의식과 자기 절제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에 동조한 것에 대해선 “뼈저리게 반성한다. 앞으론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며 “성과로 보답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후보자 거취에 대해 “청문회가 어렵게 성사됐는데 후보자와 관련된 의혹이나 제기된 의혹에 대해 당사자가 잘 설명하기를 지켜보겠다”며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잘 판단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안대규/정상원/이슬기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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