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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만원 세금 폭탄 맞을 판"…집주인들 패닉 온 이유

입력 2026-01-25 06:00   수정 2026-01-25 07:03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애국자’라더니, 이제 와 중과세를 때리는 게 말이 됩니까.”

경기 안양에 집을 두 채 가진 양모 씨는 요즘 부동산 세금 걱정에 밤잠을 설친다.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5월 9일 만기 되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에 대해 “연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못 박아서다.

양 씨는 실거주하는 주택이 재건축에 들어가 이사 갈 돈을 마련해야 하는데, 지난해 ‘6·27 대책’으로 대출길이 막혀 다른 집을 팔 수밖에 없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6월 이 집을 장기(8년) 등록 임대해버려 당장 매각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오는 6월 임대 등록이 말소된 다음 팔면 양도세 중과세를 그대로 부담해야 한다. 양 씨는 “임대 등록을 두세 달 일찍 한 사람들은 중과세를 피할 수 있다”며 “정부가 권유해서 한 것인데, 몇 달 차이로 세금이 수백만~수천만원 달라지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토로했다.

오는 5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가 4년 만에 부활할 전망인 가운데 문 정부 시기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집주인들 사이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권장한 대로 보유한 집을 임대 등록했다가 양도세 중과를 떠안아야 할 처지에 놓여서다. 임대 등록을 몇 달 늦게 했다는 이유로 세 부담이 커지는 점도 불만을 키우고 있다. 2주택자들은 지난해 6·27 대책으로 이주비 대출마저 막힌 만큼 이들에게 ‘출구전략’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대 등록하면 종부세·양도세 깎아준다더니...

25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문 정부 임기 첫해인 2017년 12월 정부와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은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공공임대주택 공급만으로는 집값을 안정시키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민간 다주택자의 임대 물량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취지였다.

당시만 하더라도 전국 임대주택(595만 가구)의 87%(516만 가구)가 등록하지 않은 상황. 정부는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취득세와 재산세, 건강보험료를 감면해주겠다며 인센티브를 꺼내 들었다. 특히 임대 의무 기간을 단기(4년)가 아니라 장기(8년)로 설정하면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와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등 특혜를 제공하겠다고 홍보했다.

등록 임대주택은 임대료 인상률이 연 5%로 제한되고 임대 의무 기간 중 매각이 금지됐지만, 세제 혜택에 끌린 다주택자가 대거 임대 등록에 나섰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민간 임대주택은 2017년 180만 가구에서 이듬해 212만1000가구로 단숨에 30만 가구 넘게 급증했고, 2019년에는 220만5000가구까지 증가했다.

그러나 2020년 7월 정부가 장·단기 임대 등록 제도를 전면 폐지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임대 등록이 투기를 부추기고 조세 감면이 보유세 강화 기조와 충돌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다.
'갈곳 없는 2주택자' 불만 커질 듯

등록 임대사업자들의 설 자리는 이번 정부 들어 급격히 줄고 있다. 정부는 작년 6·27 대책을 발표하면서 2주택자에 대해 “나머지 한 채를 처분하지 않으면 대출을 못 받는다”고 압박했다. 이어진 대책에서 정부는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적용되는 규제지역으로 지정했고, 올해는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까지 종료할 방침을 시사했다. 양 씨처럼 재건축 등을 이유로 실거주 중인 집에서 나와야 하는 이들은 돈을 빌릴 곳도 없고, 다른 집을 팔려면 중과세를 내야 한다.

임대 등록 시점에 따라 세 부담이 달라지는 점도 불만을 키우는 요인이다. 2017년 12월 정부 대책 직후 장기 임대 등록했다면 등록 말소와 동시에 주택을 매각해도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기한이 오는 5월 9일까지여서 매각 대금 회수에 비교적 여유가 있어서다. 반면 양 씨처럼 2018년 5월 이후 등록한 경우에는 중과를 피하기 어렵다.

당분간 등록 임대사업자의 불만은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 권유로 2017~2020년 장기 임대 등록에 나섰던 물량이 8년의 의무 기간을 채우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풀릴 예정이어서다. 대한주택임대인협회에 따르면 서울에서 임대 의무 기간이 종료되는 아파트는 올해 2만2822가구, 내년 7833가구, 2028년 7028가구로 추산된다. 서울과 규제지역인 경기 12개 지역을 합치면 실제 해제되는 물량은 더 늘어난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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