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하청·용역업체 교체 시 근로자 고용승계를 강제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비치자 경영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기업 경영의 핵심인 인사권을 유명무실하게 만들고 노동시장 경직성을 극도로 높일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25일 산업계에 따르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근 한국GM 세종물류센터 하청 근로자를 만난 자리에서 ‘고용승계’ 필요성을 언급하며 입법 추진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월 이 물류센터에선 기존 용역업체 계약이 종료됐지만, 새 업체가 근로자 120여 명의 고용을 승계하지 않아 노사 갈등이 격화했다.
정부는 ‘용역업체 변경 시 고용승계 의무화’ 추진을 국정 과제로 채택한 바 있다. 경비·청소 등 하청업체가 1~2년 단위로 교체될 때마다 소속 근로자가 겪는 고용 불안을 차단한다는 취지에서다. 여당 의원 등의 발의로 국회에서 계류 중인 ‘고용승계법’(근로기준법 개정안)에는 새 업체는 기존 인력을 의무적으로 승계해야 하며, 정당한 이유 없이 승계를 거부하면 ‘부당해고’로 봐 법적 책임을 묻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영계는 우려하고 있다. 인수 업체가 자사 경영 방침 및 역량에 맞는 인력을 선발할 권리를 원천 봉쇄하는 등 계약 자유 원칙과 기업 경영의 자율성을 해친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 업체를 바꿨는데 사람이 그대로라면 의미가 없다”며 “간접 고용 시장마저 고용승계를 의무화하면 인력 운용의 유연성이 극도로 낮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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