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민의힘 모습은 ‘자멸’이라는 단어 외에 설명하기 어렵다. 지난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대 초반으로 추락하며 장 대표 취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민주당 지지율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도 당 지도부는 ‘당원 게시판 사태’를 빌미로 한 전 대표 제명에만 몰두하는 모습이다. 당무에 복귀하는 장 대표의 첫 일성이 당 쇄신이나 통합이 아니라 정적 제거가 된다면 이는 보수의 숨통을 스스로 끊는 자해 행위나 다름없다.
한 전 대표에 대한 호불호나 당원 게시판 논란의 책임 소재를 따지기에 앞서 지금은 지방선거를 앞둔 ‘전시 상황’임을 직시해야 한다. 지난 주말 여의도에 모인 3만 명의 지지자가 외친 것은 한 전 대표 개인 옹호가 아니다. 보수가 쪼개져서는 필패한다는 절박한 경고일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회까지 찾아 단식 중단을 권유한 것도 장 대표 개인을 지지해서라기보다 분열된 보수를 하나로 묶어 나라의 기틀을 바로잡으라는 당부였다. 한 전 대표가 아무리 밉고 그간의 행보가 마뜩잖더라도 계엄에 반대한 그를 쳐내는 순간 국민의힘은 ‘영남 자민련’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
지금 국민의힘이 해야 할 일은 ‘한동훈 정리’가 아니라 무너진 보수를 재건하기 위한 ‘덧셈 정치’다. 민주당이 입법·행정·사법에 이어 지방 권력까지 독점하려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분열된 채 선거를 치르는 것은 패배를 자초하는 행위다. 장 대표는 한 전 대표 징계 논란을 대승적으로 매듭짓고 더 이상의 뺄셈 정치를 중단해야 한다. 한 전 대표를 포용하고 범야권 통합의 깃발을 들어 거대 권력을 견제할 최소한의 발판이라도 마련하는 것이 제1 야당의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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