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 사상 최초로 장중 5000포인트에 도달한 코스피지수가 이제는 종가 기준 5000포인트대에 안착하기 위한 시험대에 오른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유동성과 기업 실적 전망을 근거로 5000포인트 안착 자체는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다만 오는 29일 나올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준 금리 결정 이전까진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23일(금요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76% 오른 4990.07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22일)에 이어 또 한차례 장중 5000포인트를 넘기며 5021.13포인트까지 치솟았다. 장중 기준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지만, 전날과 마찬가지로 고점 도달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종가는 5000포인트 선을 밑돌았다.
지난 한 주 시장을 주도한 건 외국인 투자자다. 외국인이 1조원 넘게 순매수하며 개인(1조9000억원 순매도)과 기관(300억원)의 매도세를 받아냈다. 이들의 매수세는 네이버(2260억원 순매수)와 삼성전자(2053억원) 에이피알(1891억원) 등에 집중됐다.
23일 증시의 주인공은 코스닥이었다. 코스닥지수는 이날 2.43% 급등하며 993.93포인트를 기록했다. 장중 최고 기준 998.32포인트로 2022년 1월 이후 4년만에 1000포인트를 목전에 뒀다. 대장주 알테오젠은 이날 4.73% 올랐고 에이비엘바이오와 삼천당제약은 각각 10.24%, 13.74% 급등했다.
이날 코스닥 상승의 배경에는 정부 정책을 향한 기대가 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특별위원회’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비공개 오찬에서 코스닥 3000 달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부는 국민성장펀드와 모험자본 투입 등 각종 코스닥 지원 정책을 예고한 바 있다.
이날 3대 주가지수는 하락한 채로 출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미군 대형 함대가 이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발언하며 투자자들의 우려가 확대된 탓이다.
다만 이후 장중 기술주들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며 각 시장의 흐름은 엇갈렸다. 특히 올들어 조정을 받았던 빅테크 기업들은 큰 폭의 상승을 선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종가 기준 3.28% 급등했고, 아마존은 2.06%, 메타는 1.72%, 엔비디아는 1.53% 올랐다.
국내 증시에 영향이 큰 반도체주가 조정을 받았다는 점은 우려를 사고 있다. 인텔은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해 1분기 매출로 117억~127억달러를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는 중간값 기준으로 시장 평균 예상치 125억달러에 미치지 못한 값으로, 기존에도 우려가 컸던 시장의 실망에 주가는 단 하루만에 17% 급락했다.
CPU시장의 선두 주자인 인텔의 폭락은 반도체주 전반으로 확산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21% 빠졌고 브로드컴은 1.7%, 퀄컴은 1.22%, ARM은 2.63% 하락했다.
이번주 예정된 주요 증시 이벤트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발표(29일)가 있다. 뉴욕에선 애플(현지시간 기준 30일)과 마이크로소프트(29일) 메타플랫폼즈(29일) 테슬라(29일) 등이 성적을 공개한다. 오늘 실적을 내놓는 국내 기업 가운데선 호텔신라가 최대어로 꼽힌다.
우리 시간으로 29일(목요일) 새벽에는 1월 FOMC도 예정되어 있다. 시장은 이날 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사실상 기정 사실로 여기고 있는 만큼 예상 밖의 결정이나 발언이 나온다면 시장에 큰 폭의 변동을 불러올 수 있다.
여기에 지난주 다보스 포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새 연준 의장을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고,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당장 이번주에 의장 지명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한 점도 변수로 꼽힌다. 월가에선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미셸 보먼 현 연준 이사 등을 주요 후보로 예상하고 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이번주는 이른바 '매그니피센터 7' 중 4개 기업(애플·마이크로소프트·메타·테슬라)의 실적 발표가 예정되어 있고, 국내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적표도 나오는 만큼 실적과 가이던스에 대한 시장 민감도가 어느 때보다 높을 것"이라며 "실적발표 이후 하루만에 주가가 17% 폭락한 인텔을 보면 시장이 예상에서 벗어난 시장엔 무자비한 가격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규 시장 주도주로 부상한 자동차주의 실적도 간과할 수 없는 이벤트다. 현대차는 올 초 로봇 사업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연초 대비 85%까지 급등하며 시장 상승을 이끄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주에는 고점 대비 7.1% 하락하며 단기적으로 동력을 상실한 움직임을 이어갔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오는 28~29일 지난해 연간 실적을 내놓는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차는 본업인 짜동차 부문의 실적 기대감이 크지 않은 상태이기에 로보틱스 사업의 구체적인 로드맵, 이를테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상장 계호기이나 아틀라스의 양산 관련 코멘트 및 주주환원 계획 등이 중요하다"며 "그 과정에서 내러티브 재생성에 따른 추가 매수 유입과 내러티브 소진에 따른 차익실현 물량 출회라는 두 논리의 수급 공방전이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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