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전환(AX)의 흐름 속에서 소프트웨어(SW) 융합이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자동차 제조업에서는 소프트웨어중심자동차(SDV)가 미래형 모빌리티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의료 분야에서는 AI 기반 진단 보조 플랫폼 등 SW 융합 솔루션이 확산되고 있다. 산업별로 최적화된 ‘산업 특화 SW’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에는 산업별 SW 융합 수준을 객관적으로 진단할 기준이 없어 업종 특성을 반영한 지원 체계를 설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컨대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은 서비스업에서는 데이터 저장과 운영 효율화에 주로 활용되지만 제조업에서는 공급망 확보나 장비 자산 관리 등에 쓰인다. 2023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SW 진흥 전략’에는 산업별 SW 융합 수준을 구분해 진단하는 체계가 포함되지 않았다.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는 지난 22일 ‘SW융합 경쟁력 진단체계 구축 및 시사점: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내고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특성을 구분한 ‘SW 융합 경쟁력 진단 체계’와 주요 산업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진은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 6개 주력 산업을 대상으로 기술·조직·환경 측면에서 20개 세부 지표를 설정하고, 산업 특성을 반영한 가중치를 적용해 경쟁력을 비교했다. 산학연 전문가 30명이 조사에 참여했다.
분석 결과 제조업과 서비스업은 공통적으로 ‘신규 SW 및 서비스 도입’을 가장 중요한 SW 융합 경쟁력 요소로 꼽았다. 그 다음 순위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제조업은 ‘업무 자동화 및 최적화’가 2순위로 나타났다. 공정 개선과 생산효율 제고를 위한 신규 SW 기술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제조업의 업무 자동화가 로봇·센서·서버 등 물리적 설비투자와 직결되는 만큼 초기 SW 투자 비용 부담을 낮추는 방향으로 지원 정책을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서비스업에서는 ‘SW 기술 간 연계 및 통합’이 두 번째로 중요하다고 답했다. 고객과 대면하는 특성상 시스템 통합과 연결성을 강화하는 전략이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판단이다. 다만 시스템 통합은 기술적 난이도와 비용이 높아 중소기업에 부담이 큰 만큼,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연동 지원을 강화하고 비즈니스 모델 검증 사업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SPRi 관계자는 “범용 AI가 아니라 산업 특화 SW 융합 방식은 업종별로 뚜렷하게 차이가 난다”며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진단과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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