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다원시스 철도 납품 지연 문제를 지적한 가운데 정부가 공공조달 시스템 전반을 손질하기로 했다. 공공 조달 과정에서 최초 지급금 비율을 현행 사업비의 최대 70%에서 30~50% 수준으로 낮추고, 선급금 지급 조건을 위반할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개선 방안을 추진한다.
26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공조달 시스템 개선 방안을 이르면 올해 1분기 중 발표할 계획이다. 현재는 정부·공공기관이 공공 물품 조달이나 사업 계약 체결 때 계약업체에 전체 계약금액의 최대 70%까지 지급할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최초 지급금 비율을 원칙적으로 30% 수준으로 낮추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할 방침이다.
하지만 모든 계약에 일률적으로 30% 기준을 적용하지는 않는다. 자금 조달 여건이 열악한 기업을 고려해 중소기업은 최초 지급금 비율을 최대 50%까지 허용하는 차등 적용 방식을 도입한다. 예컨대 20억원 이하 공사·물품 계약이나 소규모 기업과의 계약에 대해서는 선급금을 계약금액의 최대 50%까지 지급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공공사업 계약업체가 선급금을 지급 목적과 다른 용도로 사용하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도 제도 개편안에 포함될 예정이다. 가령 업체가 자재 구입용으로 받은 선급금을 다른 사업 자금으로 쓰거나 금융상품 매입대금으로 사용하면 정부와 공공기관이 계약 해지 조치를 할 수 있도록 법·제도적 근거를 마련한다. 공공사업 계약 이후 납기 지연 업체에 대해 정기 점검하는 등 관리·감독 체계 강화 방안도 함께 마련한다.
이번 공공조달 제도 개편 작업은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의 직접적인 문제 제기가 계기가 됐다. 이 대통령은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다원시스의 열차 납품 지연 사례를 언급하며 “정부 기관들이 사기당한 것 같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국교부에 따르면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ITX-마음 신규 차량 도입을 위해 다원시스와 세 차례에 걸쳐 총 474량(약 9149억원 규모)의 철도차량 구매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1·2차 계약은 납품 기한이 각각 2022년 12월, 2023년 11월이었지만, 현재 총 358량 가운데 188량이 납품되지 않았다. 국토부는 다원시스가 1·2차 계약 선급금 일부를 철도차량 제작과 무관한 일반 전동차량 부품 구매에 사용한 정황 등이 있다고 보고 해당 사안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김익환/김형규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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