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을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부동산 시장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관심이 쏠립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는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두 채 이상 보유한 사람이 집을 팔 때 기본세율에 일정 비율의 가산 세율을 추가로 얹어 과세하는 제도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옛 트위터)를 통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5월 9일에 종료되는 것은 지난해 이미 정해진 일"이라며 중과 배제 종료를 재확인했습니다. 이어 "올해 5월 9일까지 계약한 것에 대해서는 중과세를 유예해 주도록 국무회의에서 의논해보겠다"고 말했습니다.
소득세법에 따르면 양도의 기준은 소유권 이전등기일과 잔금 납부일 가운데 빠른 날로 하지만 정부 발표가 늦어진 점 등을 고려해 5월9일 계약분까지 양도세 중과를 유예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먼저 다주택자가 매물을 내놓는 과정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은 토지거래허가구역입니다. 현재 서울 25개 자치구를 비롯해 경기 12곳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이 구역 내에서 집을 사고팔려면 지자체장의 허가가 필요합니다. 거래를 맺고 구청의 허가를 받고, 계약하고 잔금을 낸 후 입주하는 데까지 적게는 1달에서 많게는 수개월이 걸립니다.
그나마 팔려는 집에 세입자가 없다는 것을 전제했을 때나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세입자가 거주하고 있으면 집을 매수한 실수요자가 들어올 수 없어 사실상 거래는 어렵습니다. 이에 대한 방안이 필요한 셈입니다.
다만 시장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하긴 어렵다고 봅니다.
정보현 NH투자증권 Tax센터 부동산 수석연구원은 "집값 폭등 등 불안한 상황 등을 고려하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하는 것은 쉽지 않아보인다"면서도 "다만 다주택자 매물을 시장에 유도하기 위해 다주택자가 매물을 내놓은 경우는 실거주 조건을 완화하는 방식으로 조처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한강 벨트 핵심지역보다는 서울 외곽이나 비규제지역에서 매물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강 벨트 핵심지역에서 나오는 매물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는 이유는 이미 문재인 전 정부 때부터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이어져서입니다. 집을 여러 가구 가지고 있는 것보다는 한 가구를 가지고 있는 게 유리한 시장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매도, 증여 등의 방식으로 가구 수를 줄여 놓은 경우가 많습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전국 집합건물(아파트·빌라·오피스텔 등) 다소유 지수는 16.38을 기록했습니다. 2023년 5월(16.37)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습니다. 다소유 지수는 집합건물 보유자 중 2가구 이상을 소유한 사람의 비율을 나타냅니다. 2024년 1월(16.49) 이후 내림세입니다. 다주택자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큰 2주택자 지수는 지난해 12월 기준 11.307로 나타났습니다. 이 역시 2024년 4월(11.3)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시장 전문가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으로 증여, 매도 등으로 이미 집을 줄여 놓은 경우가 많다"며 "지금까지 집을 2가구 이상 보유하고 있는 경우는 전략적인 경우가 많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아크로리버파크' 3가구를 가진 한 집주인은 문재인 정부 당시 보유세로 3억원가량을 냈다"면서 "그런데도 집을 팔지 않고 가지고 있는 이유는 해당 집값이 3억원 이상 올랐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다만 그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기간 동안 정리하지 못한 일부 집주인이나 사정이 급해 내놓아야 하는 경우, 집값은 올랐지만 은퇴해 소득이 없는 경우 등 불가피한 상황에 놓인 집주인들에겐 직격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양도세 기본세율은 양도소득에 따라 6~45% 수준이지만 중과되면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자는 30%포인트의 가산 세율이 붙습니다. 지방소득세까지 포함하면 3주택자의 최고 세율은 82.5%에 달합니다. 장기 보유에 따른 세금 감면 혜택인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받을 수 없게 됩니다. 이에 최근 일부 지역에서는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가격을 큰 폭으로 낮춰 집을 내놓은 사례가 나오는 상황입니다.
오히려 매물은 한강 벨트가 아닌 서울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입니다.
또 다른 부동산 시장 전문가는 "만약 2가구를 가지고 있는 다주택자라면 당연히 가치가 낮은 쪽을 정리할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며 "서울 외곽지역 혹은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이지 않은 지역들에서 매물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어 "그렇다고 많은 매물이 쏟아지진 않을 것"이라면서 "외곽지역 집값이 이제 오르는 상황이고 핵심지보다 보유세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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