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 27일 07:5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올해 첫 조 단위 거래로 관심이 쏠렸던 SK멀티유틸리티(SK MU)·울산GPS 소수지분 매각 거래에서 스틱얼터너티브자산운용·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투PE) 컨소시엄이 최종 승기를 잡았다. 경쟁사를 압도하는 가격을 써내 거래를 따냈지만 우려도 만만치 않다.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IMA) 사업 확장에 따른 막대한 유동성을 소진하기 위해 리스크가 큰 딜을 무리하게 삼켰다는 시각이 대표적이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스틱·한투PE 컨소시엄은 지분 49% 매각가로 1조5000억~1조6000억원을 써냈다. 1조4000억원 가량을 써낸 IMM인베스트먼트와 KKR을 압도하며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본입찰 과정에서 인수확약서(LOC)를 전부 다 제출하진 못해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필요하지만 높은 가격에서 우위를 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틱·한투PE 컨소시엄은 인수 금액의 절반가량을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인수금융 전체를 인수한 후 셀다운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일각에선 스틱 측이 전체 인수금액 중 1000억원 가량만 조달하고 한투증권이 나머지 금액을 인수금융과 에쿼티 대출로 맡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한투의 SK그룹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 한도 문제 등으로 인해 스틱이 공동 투자자로 내세워졌지만 실질적으로는 한투증권이 자기자본을 총동원해 떠안은 딜"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 우려하는 점은 이번 거래가 일반적인 인프라 거래 대비 리스크가 크다는 데 있다. SK그룹은 거래 초반부터 투자자들에게 일반적으로 쓰이는 원금 보장 등 하방안정성(다운사이드 프로텍션) 조항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인프라 소수지분 거래에서 원금에 일정 정도 수익률을 덧붙인 상환전환우선주(RCPS), 상환우선주(CPS) 방식으로 거래가 빈번했던 점과 대비해 이례적이었다.
이 때문에 경쟁자였던 IMM인베스트먼트의 인수금융 주선 은행이었던 우리은행에선 LOC 발급 직전 대출 승인이 무산되기도 했다. 대상 자산인 민간발전소의 실적 변동성이 크고 PF 대출 등이 과도하다는 점이 문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LNG 가격 등락에 따라 수익이 요동치는 구조인만큼 원리금 상환 안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금융권에선 석탄발전소를 LNG발전소로 전환한 SK엠유의 경우 아직 시험가동도 이뤄지지 않아 미래 실적을 검증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왔다.
대형 증권사 인수금융 담당자는 "이번 거래가 이례적으로 가동도 되지 않은 자산을 구조화한 거래인만큼 미래 수익을 계산하기도 만만치않고 워낙 PF 대출이 많아서 추가로 인수금융을 제공하긴 어려운 거래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중 금융권에서 리스크 관리를 위해 발을 뺀 딜을 한국투자증권이 총동원 된 데에는 'IMA(종합투자계좌) 소진율 달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초대형 IB로서 발행어음 등을 통해 수신한 막대한 자금을 의무적으로 인수금융 등 기업금융에 소진해야 하는 압박감이 공격적인 투자로 이어졌다는 시각이다.
일각에선 리테일(개인투자자) 기반의 IMA 조달 자금이 안전장치도 없는 고위험 대체투자에 대거 투입하는 점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원금 손실 가능성이 열려 있는 구조화 딜에 리테일 수신 자금을 브릿지론 성격으로 투입하는 것이 자칫 건전성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다. 다만 한투증권이 해당 자산을 리테일에서 소화할 가능성이 낮고 투자 대상 대부분이 안정성이 담보된 인수금융인만큼 과한 우려라는 반론도 나온다.
스틱·한투PE 컨소시엄도 해당 자산이 우량하고 사업적인 안정성도 충분히 담보할 수 있는 자산인 점을 출자자들에 강조하고 있다. 울산GPS의 경우 세계 최초로 LNG와 LPG를 동시에 사용하는 '듀얼 퓨얼' 설비로 이뤄져 LNG 가격 변동에도 상대적으로 수익성 방어가 가능한 점을내세워 투자자를 설득할 계획이다.
차준호 / 최다은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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