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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회사가 직접 조달해라” 요구에 난감한 기업들

입력 2026-01-26 16:34   수정 2026-01-27 10:15

이 기사는 01월 26일 16:3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자회사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에게 “모회사가 직접 자금을 조달하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자본시장 구조를 고려하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영권 방어 수단이 제한된 상황에서 모회사에 자금 조달 책임만 지우는 방식은 자금난과 지배구조 불안을 동시에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와 각 기업 소액주주연대는 자회사 상장을 추진했던 LS그룹 등 기업들에 대해 “모회사가 직접 자금을 조달해 자회사에 투자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모회사가 증자나 차입을 통해 자금을 마련한 뒤 자회사에 출자하는 것이 주주가치 훼손을 최소화하는 방식이라는 주장이다.

이들은 미국 등 해외 사례를 근거로 든다. 해외 주요국에서는 모회사가 증자나 차입을 통해 자회사를 지원하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반면 국내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손쉬운 선택지로 자회사 상장을 택해 왔다는 비판이다. 일각에서는 인적분할한 회사를 상장하는 구조 역시 “알짜 사업부를 떼어내 상장하는 것”이라며 중복상장의 또 다른 형태라는 지적도 제기한다.

문제는 이런 요구를 뒷받침할 제도적 장치가 국내에는 거의 없다는 점이다. 해외 주요국에서는 차등의결권 등 경영권 방어 수단이 제도적으로 허용된다. 최대주주가 지배력을 일정 수준 유지한 상태에서 증자를 단행할 수 있는 구조다. 이 경우 모회사가 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더라도 경영권이 급격히 흔들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 주요 사업부를 인적분할한 뒤 외부 투자자를 유치하거나 상장하는 과정에서도 별다른 제약이 적다.

반면 국내 자본시장은 전혀 다른 궤적을 밟아왔다. 그간 정부 정책의 초점은 상호출자와 순환출자 해소에 맞춰졌고 지주회사 체제를 확산하는 데 집중됐다. 이 과정에서 오너일가가 보유한 회사나 별도로 독립해있던 회사를 그룹 내로 편입시키는 구조가 정착됐다. 인적분할 역시 중복상장의 한 갈래로 인식되거나, 오너 일가가 자사주 등을 활용해 지배력을 높이는 수단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강해졌다.

이런 환경에서는 모회사 유상증자 역시 현실적인 대안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에서는 유상증자가 곧바로 그룹 정점에 있는 회사를 지배하는 최대주주의 지분 희석으로 이어진다. 경영권 방어 장치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오너나 그룹 차원에서 선뜻 선택하기 어려운 카드다.

차입 확대 역시 쉽지 않다. 전력 로봇 에너지 등 신사업을 추진하는 기업들은 초기 투자비가 크고 수익 가시성은 낮다. 이런 상황에서 모회사 차입에 의존할 경우 연결 기준 현금흐름 부담이 빠르게 커질 수 있다. 금리 변동성까지 감안하면 특정 자회사를 위해 무작정 부채를 늘리는 것은 부담이 크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중복상장 논의가 자회사 IPO 차단에만 머무른다면, 모회사에 대한 자금조달 압박과 경영권 불안만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 경제 구조와 자본시장 현실을 전제로 한 조달 대안과 경영권 안정 장치 논의가 병행되지 않는 한, 기업 투자 위축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이 막힌 상태에서 경영권 방어 수단까지 없는 구조는 기업의 손발을 동시에 묶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중복상장 규제 논의와 함께 경영권 안정 장치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이뤄지지 않으면 투자 위축과 주주 분쟁 가능성만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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