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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제제로 美 뚫은 녹십자…매출 사상 최대

입력 2026-01-26 16:33   수정 2026-01-26 16:52

GC녹십자는 매년 4분기를 ‘실적 부진 시즌’으로 맞이했다. 독감 백신 매출이 줄어드는 데다 각종 비용 집행이 집중돼 2018년부터 한 번도 영업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7년 만인 지난해 이런 ‘고질병’에 마침표를 찍었다. 연간 매출은 역대 최대다. 미국에서 국산 면역글로불린 제제 ‘알리글로’ 매출이 가파르게 불어나면서다.
◇알리글로 매출 ‘고공 행진’

GC녹십자는 지난해 매출 1조9913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26일 공시했다. 2024년(1조6799억원) 대비 18.5%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은 691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4978억원, 영업이익은 46억원이었다. 2018년 이후 7년 연속 이어진 4분기 영업적자를 지난해 마감하고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그간 녹십자의 4분기 악몽이 이어진 것은 사업 구조 때문이다. 캐시카우인 독감 백신 매출은 한겨울이 되면 주춤해지는 패턴을 보인다. 연구개발(R&D) 비용 지출 등이 4분기에 집중되는 것도 실적 악화에 영향을 줬다. 수익 구조가 개선된 것은 지난해부터다. 선천성 면역결핍 질환 치료제 알리글로 등 고마진 제품이 실적을 견인했다.

202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시판 허가를 받은 알리글로는 지난해 1억600만달러(약 1525억원) 매출을 올렸다. 미국에선 2019년 첫 제품을 출시한 선두 기업 애드마바이오로직스를 바짝 뒤쫓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애드마의 면역글로불린 제제는 출시 첫해 매출 1400만달러, 이듬해 4300만달러였는데 알리글로는 첫해 3600만달러, 이듬해 1억달러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며 “애드마보다 초기 시장 확대 속도가 두 배 정도 빠르다”고 했다.

지난해엔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와 수두백신 ‘배리셀라’도 최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헌터라제 매출은 744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배리셀라 매출은 전년 대비 두 배로 늘어난 321억원이었다.
◇올해 현지 유통 채널 확장
올해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회사는 내다봤다. 지난해까지는 전문 약국(스페셜티 파마)을 통해서만 알리글로를 유통했다. 올해부터 의료기관인 클리닉으로 유통 채널을 확장한다. 알리글로의 올해 매출 전망치는 1억5000만달러다. 벌써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28년엔 3억달러를 넘는 게 목표다.

알리글로 생산을 위해선 혈액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GC녹십자는 미국 혈액원을 여덟 곳 인수했다. 이 중 가동 중인 곳은 여섯 곳이다. 후속 혈액원들의 FDA 승인을 거치면 내년엔 모든 혈액원에서 원료를 공급받는다. 지난해 20%이던 알리글로의 원료 자급률은 80%까지 높아진다.

후속 제품 개발 속도도 높이고 있다. 자회사 큐레보에서 개발 중인 대상포진백신 ‘MG1120/CRV-101’은 시장 선두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대상포진 백신 싱그릭스와 비교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공장 증설도 검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공장을 추가로 세우거나 유휴 공간에 신규 라인을 까는 방안 등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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